뉴욕, 넘치는 시신… 맨해튼 도심에 임시 영안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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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25일(현지시간) 뉴욕 도심에 임시 영안실로 사용될 텐트가 설치돼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뉴욕근 최근 중환자와 사망자가 늘면서 극심한 영안실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뉴욕 도심에 임시 영안실로 사용될 텐트가 설치돼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뉴욕근 최근 중환자와 사망자가 늘면서 극심한 영안실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렁에 갇힌 세계 각국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씨름하고 있다. 26일(한국시간) 오후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섰고, 확진자 수도 연일 증가하며 50만 명에 육박했다.


미국 7만 명 중 뉴욕 3만 명 감염

일주일 새 병원 영안실 수용 한계


전 세계 사망자 2만 명 넘어서

80여 일 만에 확진 50만 명 육박

세계 인구 40% 30억 명 발묶여

인구 13억 인도, 전국 이동제한


일본, 감염 급증 사재기 움직임


■전 세계 사망자 2만 명 넘었다

이날 오후 5시까지 집계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사망자 수는 2만 1808명으로, 불과 하루 사이 2만 명 기록마저 깨졌다.

중국이 지난해 말 국제사회에 원인불명의 폐렴을 보고한 지 86일 만이다. 이탈리아의 사망자가 7503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이 364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확진자 10명 중 1명 꼴로 목숨을 잃었으며,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함께 사망자 규모가 중국보다 많은 국가가 됐다.

프랑스 1333명, 영국 466명, 네덜란드 356명, 독일 206명 등 유럽 내 다른 국가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하며 유럽이 새로운 진앙임을 재확인시켰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47만 2790명으로 집계돼 현재의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50만 명도 넘어설 전망이다.

확진자는 중국이 8만 1731명으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 7만 4386명, 미국 6만 9197명, 스페인 4만 9515명, 독일 3만 7323명, 이란 2만 7017명 순이다.


25일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한 교회에 코로나19 사망자의 관 수십 개가 놓여져 있다. EPA연합뉴스 25일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한 교회에 코로나19 사망자의 관 수십 개가 놓여져 있다. EPA연합뉴스

인구가 900만 명 수준인 스위스는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었고, 영국도 하루 만에 9640명으로 급증하며 두 국가 모두 확진자 수가 한국(9241명)을 추월했다.

미국은 최근 검사가 확대된 여파로 연일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 특히 뉴욕주 환자가 3만 명을 넘기며 전체 환자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특히 뉴욕시에선 사망자들을 안치하는 영안실 수용력이 곧 한계치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일부 병원 영안실은 지난 일주일 사이에 이미 다 채워졌다. 이에 따라 뉴욕 맨해튼 벨뷰병원 밖에는 임시 영안실이 설치됐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회복된 인구는 전세계적으로 11만 4911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자 각국 정부는 앞다퉈 지역 봉쇄와 통행 금지 조처를 하고 있다.

AFP통신의 자체 집계 결과,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된 인구는 전 세계 70개국, 30억 명 이상이다. 전 세계 인구(78억 명)의 40% 가까이가 팬데믹으로 발이 묶인 셈이다. 특히 인구가 13억 명에 이르는 인도가 이날부터 21일 동안 ‘전국 봉쇄령’을 내린 것이 이동 제한 인구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초강력 봉쇄 조치는 진원지 중국 우한에서 먼저 실시했으나 유럽 등에서도 수위는 낮지만 비슷한 통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처음으로 사망자 2명이 발생한 러시아도 이동 제한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미 다음 주를 공휴일로 정하고, 다음 달로 예정된 개헌 국민투표도 연기했다.



■불안한 일본, 생필품 사재기

일본 수도 도쿄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도시 봉쇄를 포함한 비상사태 선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불안을 느낀 시민들은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도쿄올림픽 연기를 발표한 뒤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일본은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감염 검사를 늘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 선언과 관련한 질문에 “긴급사태 선언은 국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다방면의 전문적 식견을 바탕으로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현시점은 그러한 선언을 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25일 오후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었다”며 현 상황이 “감염 폭발의 중대 국면”이라고 규정한 가운데 소비자들이 생필품을 평소보다 많이 사고 있다.

이날 오후와 26일 오전 도쿄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중에는 쌀, 화장지, 생수 등이 품귀 현상을 보였으며, 슈퍼마켓에서는 개점 전부터 소비자들이 줄지어 기다리다 앞다퉈 화장지를 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감염 확산이 심각해지면 도시봉쇄 등 강력한 조치를 하게 될 수도 있다고 고이케 지사가 경고한 지 이틀 만에 감염자가 급증하자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품귀 현상은 일시적이며 생필품 공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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