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제주여행 모녀 대변인?…파면요구 청원도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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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균 강남구청장이 28일 서울 강남구청에서 코로나19 긴급 브리핑을 열고 미국·유럽 유학생 추가확진자를 발표하고 있다. 강남구청 제공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28일 서울 강남구청에서 코로나19 긴급 브리핑을 열고 미국·유럽 유학생 추가확진자를 발표하고 있다. 강남구청 제공

제주 여행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미국 유학생 모녀가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힌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여전히 거세다. 오해를 풀기 위한 설명이었다지만 '선의의 피해자'로까지 감싼 건 지나쳤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29일 오전 7시 현재 서울 강남구청 페이스북에는 유학생 대책을 세웠어야 할 강남구청장이 제주도민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고 주민 변호인으로 나섰다는 비난 댓글이 1천 개 이상 올라와 있다.

또 제주에서 많은 회원이 가입한 다음 카페 커뮤니티에도 정 구청장의 발언에 대한 의견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 A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손녀를 보고 싶은 할머니도 보고 싶은 마음을 참고 있다"며 "이런 시국에 학업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와이로 여행 가려고 했다가 못 가게 되자 제주도로 여행 갔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요즘 시기 유학생의 2주간 격리는 상식"이라며 "작은 증상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관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지난 27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남 미국 유학생 모녀를 '선의의 피해자'라고 언급한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을 파면하라는 청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작성자는 “지금 전국의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영업도 못 하고 근근이 살아가는 경우가 아주 많지만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버티고 있고, 의료진은 감염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코로나19와 싸우고 있으며, 일반 국민들은 답답해도 ‘나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보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정 구청장의 ‘망언’으로 모든 게 희미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청원인은 “정 구청장의 파면을 청원한다”고 덧붙였다. 29일 오전 7시 현재 이 청원글은 4만 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앞서 정 구청장은 지난 27일 '제주여행 이후 확진판정 받은 강남구민에 대한 구청장 입장'을 통해 "강남구에서 최초로 미국 유학생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23일부터였다. 강남구에서는 24일부터 재난문자를 통해 14일간 자가격리해 달라고 당부했다"면서 이런 과정을 보면 이들 모녀는 당시 자가격리에 대해 사실상 충분한 이해나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지 않았나 하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학생 A씨는 지난 15일 국내 입국해 5일 후인 20일 어머니와 함께 제주 여행을 떠났다.

정 구청장의 설명에 의하면 강남구에서 재난문자로 자가격리를 당부하기 전에 미국 유학생 A씨의 입국과 A씨 모녀의 제주여행 일정이 있었다는 것.

정 구청장은 이에 대해 "지금 이들 모녀에 대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또 제주도에 손배소 제기 방침이 알려지면서 현재 치료에 전념해야 될 이들 모녀가 사실상 정신적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제주도의 고충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들 모녀도 이번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라고 했다.

그는 "이들 모녀가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면 바람직하지 않았냐 하는 아쉬움, 또 협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다"며 "하지만 현재 쏟아지는 비난이나 제주도의 손배소 제기 등은 이들 모녀가 겪은 상황이나 제주도 상황에 대한 오해나 이해 부족에 따른 것이 아니냐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은 여행 출발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지정된 자가격리 대상자도 아니었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제주도 여행길에 나선 것"이라며 "출발 당일 저녁에는 아주 미약한 인후통 증상만 나타나 여행 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었고, 자신 또한 코로나 감염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주도 보건당국은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유학생이 귀국 후 단 5일 만에 제주여행을 한 점, 제주 여행 시 여러 곳을 다니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거의 지키지 않은 점, 조금이나마 증상이 있는데도 제주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 하지 않은 점 등을 두고 방역상 '최악의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 모녀는 미국 유학생 A(19세, 강남구 21번 확진자) 양과 어머니 B(52세, 강남구 26번 확진자) 씨다. 이들은 다른 동행자 2명과 함께 20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 여행을 했으며, 서울로 돌아온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두 사람 다 확진됐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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