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연기자 틀 스스로 깨부순 도전”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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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메모리스트’ 끝낸 유승호

유승호가 출연한 ‘메모리스트’의 한 장면. tvN 제공 유승호가 출연한 ‘메모리스트’의 한 장면. tvN 제공

영화 ‘집으로’(2002)에서 동그란 외모와 귀여운 말투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배우 유승호(27).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그는 어느덧 연기 경력 21년 차 ‘중견 배우’가 됐다. 최근엔 tvN 드라마 ‘메모리스트’에서 형사로 변신해 안방극장을 찾았는데, 그 모습이 꽤 흥미롭다. 코로나19 여파에 서면으로 만난 유승호는 “아역 이미지의 벽을 스스로 무너뜨린 작품”이라고 자평했다.

유승호가 연기한 경찰 ‘동백’에겐 상대의 기억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이 있다. 동백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연쇄 살인마 ‘지우개’를 잡으려고 총력을 다하는 인물. 이전 작품보다 온몸으로 사건을 마주하고 악인과 대립하는 등 거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연기 경력 어느덧 21년 차 ‘중견 배우’

귀여운 이미지 벗고 거친 역할 도전

형사 ‘동백’ 역할 위해 ‘맨몸 액션’ 훈련

성인 연기자 자신감 얻은 게 큰 소득


이번 작품은 유승호에게 ‘도전’이었다. 처음 나선 장르였는데 캐릭터 성격, 직업적 특성까지 무엇 하나 익숙한 것도 없어서였다. 경찰 캐릭터를 위해 외형적인 변화를 준 건 물론이고 무술 연기를 위해선 ‘맨몸 액션’을 맹연습했단다. 유승호는 “도구를 이용한 액션은 이전에 해 본 적 있지만, 호흡이 긴 ‘맨몸 액션’은 처음이었다”며 “몸이 유연한 편이 아니라 걱정을 많이 했다. 발차기를 할 때에도 애를 많이 먹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촬영 두 달 전부터 액션 연습을 열심히 했다”면서 “어렸을 때 태권도를 배우라고 하셨던 어머니 말씀을 듣지 않았던 제가 원망스럽더라”고 밝혔다. 캐릭터 외형을 위해선 체중을 늘려 단단한 모습을 보이려고 힘썼다.

초능력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유쾌한’ 상상도 해 봤다. 유승호는 “실제로 스치기만 해도 상대의 기억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지 생각해 봤다”며 “곰곰이 고민했는데 타인의 기억을 읽는 건 그리 흥미로운 것 같진 않더라. 때론 아는 것보다 모르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그런 능력이 있다면 나 역시 ‘동백’처럼 국가를 위해 사용했을 것 같다. 경찰 같은 국가직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범죄를 수사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 출연한 뒤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유승호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라고 했다. 아역으로 대중을 처음 찾아 그간 ‘어린’ 이미지를 벗기 힘들었지만, ‘메모리스트’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그는 “안 어울릴까 봐 걱정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 다행이었다”면서 “사실 어려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이런 직업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자신 없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계기로 내외적인 연기의 벽을 무너뜨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게 이 작품이 더 값지게 다가오는 이유다. 앞으로 작품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작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 결정할 예정이다. 유승호는 “코로나 확산세가 멈추지 않아 출연을 예정했던 영화에서 하차하기로 했다”며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작품을 준비하려고요. 배우의 길은 끝이 없는 마라톤을 달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쉬는 동안 스스로 갈고 닦으며 기다릴게요. 욕심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달릴 거에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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