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재개되나 했더니…부산 문화계 “살얼음판 같은 봄”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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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다시 문을 연 영화의전당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위해 관객이 띄어 앉아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다시 문을 연 영화의전당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위해 관객이 띄어 앉아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문화시설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완전 정상화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 사태가 확산하자 재개 예정이었던 기획 공연이 연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영화도 개봉일을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영화의전당 손열음 피아노 독주회

티켓 매진돼 ‘거리 두기’ 못 지켜

30일 공연 취소하고 10월로 연기


이태원 클럽발 감염 사태 확산 탓

극장가 개봉일 연기 사례도 속출


■다시 연기된 기획 공연

18일 부산 영화의전당에 따르면 오는 30일 예정됐던 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이 10월 25일로 연기됐다. 영화의전당 상반기 기획공연 중 유일하게 제날짜에 공연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코로나19 재확산세에 연기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공연은 이미 티켓이 다 팔려 30일 공연을 할 수 있었더라도 생활 속 거리두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현재 다른 공연시설에서 하듯 지그재그로 좌석을 배치할 수 없어 방법을 찾던 중이었다. 영화의전당 서승우 공연팀장은 “좌석 간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민하다 공연 연기를 결정했다”라며 “대관 공연은 좌석을 띄워 오픈하는데 기획 공연을 만석이라는 이유로 좌석 띄우기 없이 공연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3일부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시작하는 무료 토요야외콘서트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부산 지역 예술가와 공연팀이 출연하는 공연으로 야외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재개한다. 8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케스트라, 재즈, 합창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실내에서 하는 가장 빠른 기획 공연은 다음 달 9일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개최하는 마티네콘서트다. 역시 좌석 간 거리두기를 실시한다는 전제하에서 연다.

다른 기획공연은 모두 7월 이후로 연기된 상황이다. 부산 뮤지컬 ‘나는 독립군이 아니다’는 7월 29일~8월 9일로,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은 9월 11일, 소리꾼 이자람의 ‘노인과 바다’는 11월 6~7일로 모두 날짜가 변경됐다.


영화관 입장 전 체온 측정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영화관 입장 전 체온 측정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어둠 속 지나고 있는 극장가

극장가는 여전히 안개 속인 모양새다. 대부분의 극장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좀처럼 관객의 발길을 다시 붙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초 5월 말로 개봉일을 잡았던 한국영화 ‘침입자’‘프랑스 여자’ ‘결백’ 등이 6월 초로 개봉을 연기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황금연휴였던 지난 5일 약 11만 5000여 명이 극장을 찾았을 때를 제외하면 주말에도 하루 관객 수는 6만~7만 명 수준으로 회복이 더디다. 지난달 주말 3만~4만 명 수준이던 관객수보다는 늘었지만 여전히 극장에 가는 관객의 발길이 뜸한 셈이다.

영진위 4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은 역대 최저치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영진위가 통합전산망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전체 월별 관객 수 최저치인 97만 명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4월 1057억 원이었는데 지난 4월은 75억 원으로 무려 93.4%가 줄어들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연속으로 4월에 마블영화가 개봉하면서 봄 시즌은 마블영화 시즌이라는 공식이 형성됐는데, 마블영화의 개봉이 미뤄지면서 이마저도 깨졌다.

극장가는 재난지원금을 극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관객의 발길을 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CGV, 롯네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멀티플렉스의 경우 재난지원금 등록을 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현장 예매가 가능하다. 재난지원금으로 영화 티켓과 매점 물품을 살 수 있지만 온라인 예매는 불가능하다. 다만 거주하는 시·도 내 영화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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