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가 시원 얼큰한 이곳 ‘찜’!…동래구 내성아구찜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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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잡은 선동 아귀로 만드는 내성아구찜의 해물아귀찜. 콩나물은 많지 않고 아귀와 해물이 대부분이다. 겨울에 잡은 선동 아귀로 만드는 내성아구찜의 해물아귀찜. 콩나물은 많지 않고 아귀와 해물이 대부분이다.

3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아귀찜 식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싱싱한 아귀 맛이 보통 수준을 넘는다는 평가도 함께였다. 무더위에 떨어진 입맛을 되살리기 위해 오랜만에 매운 음식을 먹으러 달려갔다. 부산 동래구 내성중학교 바로 옆 골목에 있는 ‘내성아구찜’이다.

32년 전 가게 문을 연 내성아구찜은 2대째 영업을 하는 식당이다. 현재 사장은 창업자의 아들인 전지훈 씨. 이곳은 원래 아귀찜을 포함해 정식 종류 등을 팔다 14년 전부터 아귀찜 전문 식당으로 전업했다. 처음에는 전남 목포 출신인 전 사장의 어머니 김영심 씨가 가게를 꾸려갔지만, 아귀찜 식당으로 바뀔 때 전 사장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합류했다.


여수에서 공수해 오는 큰 아귀로 요리

해물아귀찜 맵지 않고 적당히 얼큰

깊은 바다 맛 담긴 아귀탕 제법 칼칼


해물아귀찜과 아귀탕을 주문했다.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호박 무침, 배추겉절이, 콩, 코다리찜, 샐러드, 멸치마늘종 볶음 등으로 간단했다. 눈에 띄는 그릇이 반찬 사이에 보였다. 미역국이었다. 작은 그릇에 담아 먹어 보았다. 국물이 진하고 고소했다. 미역국만 팔아도 장사가 꽤 잘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역국은 황태를 1시간 고아 만든 육수로 만든다. 여기에 쌀뜨물을 첨가해 미역을 두 시간 끓인다고 한다.

내성아구찜은 아귀를 전남 여수에서 받아온다. 마리당 무게로는 2kg, 크기로는 45~50cm 정도 되는 제법 큰 아귀를 공급받는다. 클수록 고기 맛이 좋다. 매년 12월~다음 해 1월 겨울철에 잡은 아귀 맛이 가장 좋다고 한다. 바다에서 잡아 올린 뒤 배에서 바로 얼린 선동 아귀를 대량으로 구매해 감천 냉동창고로 보내 보관한다. 내성아구찜에서는 매일 냉동창고에서 아귀를 가져와 해동해서 사용한다. 바닷물에 아귀를 담가 3분의 1 정도를 녹인 다음 잘라 쓴다.


깊은 바다 맛이 담긴 아귀탕. 깊은 바다 맛이 담긴 아귀탕.
황태를 곤 물로 만든 고소한 미역국. 황태를 곤 물로 만든 고소한 미역국.

전 사장은 “아귀는 당일 잡아 냉장해서 바로 써야 가장 맛있다. 냉동하면 고기가 흐물흐물해진다. 선동해서 냉동창고에 보관해도 생아귀와 거의 비슷한 맛을 낸다. 3~4월에 잡은 아귀는 크지만, 살이 없어 맛이 없다”고 말했다.

해물아귀찜이 먼저 나왔다. 고기는 아주 신선하고 부드러웠다. 콩나물은 많지 않고, 대부분 아귀와 해물이었다. 양념은 맵지 않고 적당히 얼큰해 먹기 편했다. 양념은 아귀를 삶은 물에 표고버섯가루, 보리새우 가루, 대파, 다시마, 디포리 등을 넣어 끓인 육수를 사용해 만든다. 양념에 가장 중요한 고춧가루는 국산이다. 해물은 황게, 그린홍합, 새우, 주꾸미를 넣는다.

아귀탕은 땡초를 많이 넣어 제법 칼칼했다. 아귀에 미나리, 팽이버섯, 무, 땡초를 넣는다고 했다. 국물에는 깊은 바다 맛이 담겨 있었다. 육수는 아귀를 삶은 물에 야채만 넣어 끓였다고 한다.

전 사장은 “어머니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은 뒤 육수 레시피를 조금 바꿨다. 처음에는 단골 손님들로부터 ‘맛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조금씩 더 보완한 덕분에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레시피를 완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성아구찜/부산 동래구 여고북로 222. 도시철도 4호선 동래역 8번 출구 또는 1호선 동래역 1번 출구로 나와 내성중학교 옆. 051-505-8579. 010-9254-4999. 아귀찜 3만~5만 원, 해물아귀찜·아귀탕 4만 5000~5만 5000원, 아귀탕 정식 1만 5000원. 글·사진=남태우 선임기자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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