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비만일수록 발병위험 상승?

정순형 선임기자 jun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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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노폐물을 제거하는 대장

대장암은 2017년 28,111명이 발생하여 전체 암의 12.1%를 차지했다.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사망률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화, 산업화되면서 비만이 증가하고 있는데, 비만과 대장암과의 연관성을 알아보고 대책을 연구하고자 한다.

대장의 기능과 구조를 알아보면, 대장은 주로 수분과 나트륨을 흡수하여 대변의 생성과 저장고 역할을 하며, 세균의 발효에 의한 영양소를 재활용한다. 대장은 결장과 직장으로 나뉘고 길이는 각각 150cm, 15cm 정도이다. 결장은 복강 내에서 시계방향으로 원형을 그리며 위치하여 있고 생성된 대변은 결장에서 직장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 노폐물은 직장에 저장되어 있다가 항문을 통하여 밖으로 배설된다. 이처럼 대장은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데 기능적인 면과 노폐물 제거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가족력이 발병에 미치는 영향

대장암의 발생은 산발성 대장암이 80%,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15%, 유전에 의한 경우는 5%에서 나타난다.

대장암의 원인으로는 비만, 흡연, 음주, 부족한 식이섬유 섭취 및 고지방식, 유전성 질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과 같은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 있다.

유전성 대장암은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 등이 대표적이다. 대장 내에 용종들이 100개 이상으로 많이 나타나는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은 APC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생기는데 멘델우성유전을 하고, 100%에서 대장암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암으로 진행하기 전에 수술을 해 주어야 한다.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은 병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용종에서 대장암이 기원하는 것은 아니나 이 또한 멘델우성유전을 하고 80% 정도에서 암으로 진행한다.

유전성 대장암은 부모, 형제 등 가계도 조사가 중요하며 산발성 대장암과 달리 자손 및 형제들은 청소년기와 같이 이른 시기에 대장내시경 검사 등이 필요하다. 대장암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 유전질환은 아니나 가족력이 없는 경우보다 발병위험도가 2~8배 증가하므로 조기 진단검사가 필요하다.

◆체중 5kg 증가 시 대장암 위험 3% 증가!

전 세계적으로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비만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증가하는 비만이 대장암의 원인으로 지목 되는데, 우리나라에서의 비만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서구와 아시아의 비만 기준이 상이하여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기준을 따르고 있다. 서구의 과체중 기준은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25~30kg/㎡이며 아시아에서는 23~25kg/㎡에 해당되며, 서구의 비만인 30kg/㎡ 이상은 아시아에서는 25kg/㎡ 이상에 해당하므로 자신의 체중(kg)을 키(m)로 두 번 나눈 체질량지수로 비만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

비만이 대장암을 유발하는 기전은 완전히 정립되어 있지 않아서 4가지 가설로 설명되고 있다.

첫 번째로 인슐린 저항성 환자에서 혈중 인슐린유사성장호르몬(insulin-like growth factor: IGF)의 증가에 따른 대장암 발생.

둘째로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호르몬의 일종인 렙틴의 증가와 아디포넥틴의 감소에 따른 대장암 발생.

셋 째로 비만한 환자에서 대장균주의 변화에 따른 대장암 발생.

마지막으로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싸이토카인과 급성기 단백질에 의한 면역반응의 활성화에 따른 대장암 발생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비만 즉 체질량지수가 높은 경우 대장암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은 여러 역학조사를 통한 연구 발표로 입증되었으며, 특히 허리둘레로 표현되는 복부비만의 경우 대장암의 위험이 50%나 증가하므로, 비만의 형태 중 복부비만의 원인이 되는 복부 지방이 더 강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여러 연구를 체계적으로 검토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비만의 경우 대장암의 위험이 16% 증가하며 특히 성인 초기 및 중년에서의 체중증가는 중년 및 노년의 경우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다. 사회적 활동이 증가하는 이 시기에 육류 소비 증가 및 육체적 활동의 저하가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비만 자체뿐만 아니라 자신의 체중이 5kg 증가하였을 때 대장암의 위험이 3% 증가하고, 성별 차이가 있어 여성보다 남성 비만이 더 대장암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또한 비만은 대장암의 위험요인이면서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이는 대장암 치료 후 생활습관의 변화, 항암화학치료 등에도 불구하고 비만 자체가 환자의 생존율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을 시사하므로 대장암의 예후에 깊은 관여를 한다.

◆대장암 막으려면 복부 둘레 잡아야

비만을 예방하고 비만에 의한 대장암 발생을 줄이려면 붉은 고기, 지방의 섭취를 줄여 칼로리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운동을 통해서 체중감량 및 적절한 복부 둘레를 목표로 신체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 이러한 운동 효과는 대장암 환자에서 수술 후 적극적인 신체활동이 43~61%의 사망률 감소에 기여하고 삶의 질 향상, 신체기능의 향상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 중에는 최근의 급격한 체중감소가 다이어트를 통한 변화로 생각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들 중에서 대변습관의 변화, 점액변 혹은 가는 변 등의 대변양상의 변화, 항문출혈, 항문통 등의 이상 증세가 있을 경우 단순한 과민성대장증후군, 치질 등으로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많이 경과된 경우 근치적 절제술 등을 통한 완전한 대장암 치료의 시기를 놓칠 수가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체중감소는 암의 한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으로 대장암의 경우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만인 경우가 많아 자신이 암에 걸린 것을 간과할 수 있다.

비만이 대장암의 선행요인인 것을 인지하고 자신의 건강관리에 유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고기 섭취가 대장암을 유발한다고 하여 채식주의만을 고집하는 것은 옳지 않은 식습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대장암 환자에 있어 수술을 받고 고기를 일절 금하는 것은 양질의 단백질 섭취에 제한을 받는 행위다. 규칙적인 생활, 적절한 식사, 긍정적인 사고방식, 적당한 운동 및 효과적인 휴식이 대장암뿐 아니라 다른 종류의 암이나 성인병 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출처=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6월호 발췌, 글=백정흠 가천대학교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정순형 선임기자 jun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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