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LPG 전진기지’ 33개사 유치·1080명 고용 효과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해양모빌리티 특구 지정] 사업 내용·기대 효과

해양 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에서 진행할 중소형 선박 LPG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 실증 분야들(위)과 지정된 특구 위치. 부산시 제공 해양 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에서 진행할 중소형 선박 LPG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 실증 분야들(위)과 지정된 특구 위치. 부산시 제공

6일 제3차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부산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는 부산이 ‘선박 LPG(액화석유가스) 전진기지’로 거듭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선박에는 생소한 연료인 LPG를 활용하는 실험장이자 정부의 친환경 선박 연료 정책의 최선봉 도시로 부산이 선정된 것이다.


LPG 추진선 2024년까지 실증실험

연료시장 세계적 새 기준 정립

친환경 선박 연료산업 주도권

2030년까지 1527억 매출 기대


■연안 선박 연료 LPG 전환 목표

중소벤처기업부가 이날 발표한 ‘부산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안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2024년 7월까지 5년간 선박 각종 설비에 LPG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찾는 다양한 실험이 이어진다. 모두 기존에는 LPG가 아닌 유황이 들어간 기름이나 해상경유로 이뤄지는 분야이다. 선박에 LPG 활용도를 늘리자는 취지로 기존에 ‘가지 않았던 길’을 부산에서 개척해보자는 취지다. LPG 활용도가 선박에서 매우 낮기 때문에 관련 법규, 규제가 모두 미흡해 규제자유특구 지정 없이는 쉽게 이뤄질 수 없는 실험이다.

실증 사업 중 대표적인 사업은 LPG 엔진발전기를 활용한 전기추진선 건조다. 24m급 중형선박 추진 시스템 연료로 LPG가 공급된다. 현행 규제상 가스 연료추진선은 LNG(액화천연가스)선만 해당된다. 기존에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추진선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기존에 주로 경유였던 소형선 엔진을 LPG로 전환해 사용하는 선박 건조도 진행한다. 선박 운항의 기본 연료 공급을 기존 육상 탱크로리에서 해상 선박 LPG 연료탱크로 바로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 실험도 이뤄진다. 현행법에는 선박 LPG 충전에 관한 규제가 없어 LPG 탱크로 직접 충전은 불가능했다.

실증선박 제작은 부산 강서구에 있는 ㈜해민중공업이 진행하고 육·해상 실증은 한국해양대 산학협력단이 맡는다. 산학협력체제로 10개 기관(민간기업 6개, 법인 3개, 단체 1개)이 이번 규제자유특구 실증사업에 참여한다. 사업비는 2022년까지 146억 1000만 원(국비 85억 2000만 원, 시비 36억 5000만 원, 민간 24억 4000만 원)가량 투입된다. 사업에 참여하는 10개 기관이 있는 영도구 동삼혁신지구와 강서구 녹산공단 일원 등 52.64㎢가 규제자유특구 지역으로 지정됐다.


■세계 LPG연료시장 새 기준 주도

정부는 부산이 가진 조선 해양 인프라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선박 LPG 연료 시장의 세계적 기준을 부산이 정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증실험이 전세계적으로도 이뤄진 적 없기 때문이다. 실험이 유의미한 결과를 낸다면 전 세계 선박 시장에서 LPG를 기반으로 한 연료 산업 주도권을 우리나라가 쥐는 것도 가능하다.

선박 연료에 강화된 친환경 규제도 특구 지정에 의미를 더한다. 기존 선박들의 주 연료였던 고유황유가 올해부터 황 함량 규제를 강하게 받기 시작하면서 LPG가 대체연료로 자리매김하는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올 1월부터 전 세계 모든 선박에 대해 연료에 포함된 황 함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는 규제를 시행했다. 선사들은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스크러버(탈황장치) 장착, 저유황유 사용, LNG·LPG 추진선 발주 등의 방법 중 하나를 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LPG를 활용한 선박 실증 실험이나 LPG 선박 활용 관련 규제 정비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다른 친환경 에너지에 비해 경제성, 벙커링, 열효율 측면에서 LPG는 실효성이 높고 단기간에 선박 주요 연료로 상용화 될 수 있는 대안으로 판단한다”며 “우리나라 조선기자재 업체 62%가 모여 있는 부산이 특구지정을 통해 선박 LPG 전진기지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이번 특구 지정 기간 중 매출 463억 원(수출 500만 달러), 신규 고용 132명, 기업 유치·창업 17개 사가 전망되고, 2030년까지는 매출 1527억 원(수출 2271만 달러), 신규 고용 1080명, 기업 유치·창업 33개 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