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진주박물관, 진해 웅천왜성 정밀 측량 보고서 발간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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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박물관, 남해안 30여개 왜성 조사 추진
남해 선소 왜성 이어 두번째 실측 조사

웅천 왜성 전경. 국립 진주박물관 제공 웅천 왜성 전경. 국립 진주박물관 제공

웅천 왜성 정밀측량 개념도 웅천 왜성 정밀측량 개념도

국립 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은 2019년부터 진행한 진해 웅천왜성(경남도기념물 제 79호)에 대한 정밀 측량을 완료하고, 디지털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진주박물관 측은 지난 2년간에 걸친 웅천왜성에 대한 정밀 측량조사 결과, 일본 성곽담화회에서 제작한 도면(2000년 11월 제도)은 주요 시설과 계단, 해자 등 위치와 크기, 방향 등이 부정확한 부분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또 성벽 일부에서 각자석(刻字石, 글자와 표식이 새겨진 돌)을 확인했고, 서쪽 방면에 외성(外城)이 있었음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북쪽 사면의 성벽과 이중의 해자 구조가 발견됐고, 처음 쌓인 당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쌓은 부분과 수리된 부분을 북쪽 사면 등지에서 확인, 임진왜란 이후(정유재란 등)에도 지속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웅천왜성 실제 측량 보고서는 진주박물관 홈페이지에 탑재돼 있다.

측량 내용과 도면, 3D 스캔 데이터, 항공촬영 영상과 사진, 조감도 및 VR 등이 수록돼 홈페이지의 학술조사 탭을 이용, 웅천왜성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VR을 체험을 할 수 있다.

임진왜란 전문박물관인 진주박물관은 앞서 2017년 남해 선소왜성을 시작으로 남해안에 산재한 30여개 왜성의 정밀측량과 3D 스캔을 통해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축적한 데이터는 첨단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 복원 등을 통해 연구와 관광 상품화를 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진주박물관 측은 전했다.

웅천왜성 3D 복원도. 진주박물관 제공 웅천왜성 3D 복원도. 진주박물관 제공

웅천왜성은 임진왜란 당시인 1593년 일본군 1군 지휘관인 고니시 유키나가(少西行長)가 주둔하며 왜군의 제2기지로 활용했던 곳이다.

자마왜성과 명동왜성을 지성으로 두기도 했다. 기독교도였던 고니시와 함께 조선으로 넘어온 세스페데스(Cespedes, G. 1552 ~ 1611) 신부가 활동한 곳이기도 하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에 쌓은 일본식 성인 왜성은 울산과 순천에 이르기까지 남해안 일대 30개소 이상 남아있다. 곡륜(曲輪, 방어진지)로 불리는 다중 방어진지, 높게 솟은 천수각, 경사진 성벽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남해안의 거점 확보를 목적으로 만들어졌기에 선박의 출입이 편리한 강이나 바다를 끼고 해발 10~250m 내외의 독립된 구릉에 위치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왜성은 16세기 일본 축성(築城)기술의 정수가 담겨 있고, 임진왜란 이후, 큰 증·개축 없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성곽연구의 매우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일본은 에도막부(江戸幕府)가 1615년 시행한 일국일성령(一国一城令)에 따라 수많은 성들이 헐리고 사라졌으며, 증·개축에 의해 전국시대 당시 왜성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연구자와 관광객이 우리나라에 있는 왜성을 찾고 있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왜성은 임진왜란 이후, 우리나라의 읍성과 산성의 축조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수원 화성과 남한산성 등에는 왜성의 큰 특징 중 하나인 경사 있는 성벽, 큰 돌의 사용 등 영향을 확인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측량조사 대상지인 웅천왜성은 경남도기념물 제 79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지만, 나머지 왜성들은 문화재로 지정·관리되지 않아 방치되다시피하고 있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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