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폭발 참사 원인물질 질산암모늄, 부산항에도 보관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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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참사’의 원인 물질인 ‘질산암모늄’ 2160여t이 부산항에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부산항 전경. 부산일보DB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참사’의 원인 물질인 ‘질산암모늄’ 2160여t이 부산항에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부산항 전경. 부산일보DB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 폭발 참사’의 원인 물질로 꼽히는 ‘질산암모늄’ 약 2160t이 부산항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양은 베이루트 항에 보관된 질산암모늄 2750t과 맞먹는 규모다. 특히 부산항에는 질산암모늄 이외에 다른 위험 물질 1200여t도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관련 기관에서 혹시 모를 안전 사고의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5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하 부산해수청)에 따르면, 현재 부산항 8개 컨테이너 운영사가 9개 부두에서 레바논 폭발 사고 원인 물질로 추정되는 질산암모늄 108TEU를 보관하고 있다. 1TEU는 길이 20피트의 컨테이너 박스 1개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부산해수청 조사 결과, 질산암모늄이 보관 중인 1TEU 무게는 20t 이상으로, 부산항에는 약 2160t의 질산암모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위험물 옥외저장소에 2160여t

다른 위험 물질 1220t도 보관

관리 책임지는 안전관리사 상주

부산해수청 “폭발 위험성 없어”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화약 등 무기 제조의 기본 원료로 사용되는 유해 물질이다. 질산암모늄은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번 레바논 폭발 참사에서도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약 2750t의 질산암모늄이 6년간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 지진관측소는 이날 폭발이 규모 4.5의 지진과 맞먹는다고 추정했다. 앞서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 당시에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에 불꽃이 옮겨붙으면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에는 질산암모늄 이외에 염소산나트륨(48TEU), 질산칼륨(13TEU) 등 또 다른 위험물질 총 1220t(61TEU)도 보관되고 있다. 이들 위험물질은 수출이나 환적을 앞두고 있으며, 일부는 수입됐다.

현재 이들 위험 물질은 위험물안전관리법 등에 따라 ‘위험물 옥외저장소’에서 관리되고 있다. 위험 물질은 화재와 폭발 위험성을 고려해 주변에 선박과 건물 등이 없는 장소에 보관되고 있다. 옥외저장소 주변으로는 외부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다. 이곳 인근에는 방화사(모래) 등 화재를 대비한 비상 물품이 구비돼 있다. 또 관련법에 따라 옥외저장소 인근에 관리 책임을 지는 안전관리사가 상주하며 비상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부산해수청 관계자는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소방 측과도 긴밀히 협조 관계를 구축해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레바논 사고 이후 7가지 폭발사고 위험 물질과 관련한 부산항 보관 용량 등을 조사해 특별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며 “부산항에 보관 중인 폭발 사고 위험 물질 모두 관련 절차와 국제법에 따라 안전하게 보관 중이며, 보관 중 폭발 위험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 시간) 대규모 폭발 참사가 발생해 70여 명이 숨지고 3700명이 다쳤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베이루트 항구에서 폭발이 두 차례 발생했으며, 이 폭발로 항구가 크게 훼손됐고 인근 건물이 파괴됐다.

김성현·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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