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되면 암흑천지 ‘부네치아’, 야간 조명으로 관광객 체류시간 늘린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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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 사하구 장림포구 ‘부네치아’ 모습.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야간조명 경관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6일 부산 사하구 장림포구 ‘부네치아’ 모습.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야간조명 경관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한때 부산을 대표하는 사진 명소로 SNS 등에서 큰 화제가 됐다가 급격히 인기가 시들해진 서부산의 명소 ‘부네치아’가 야간 조명으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부네치아는 낙조 시간대에 붉게 물든 하늘과 알록달록한 어구 창고들이 어우러지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증샷’ 코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밤이면 깜깜해지는 공단 안에 위치한 탓에 낙조 시간만 지나면 형형색색 부네치아의 매력이 어둠에 묻혀 관광객의 체류 시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부산 사하구는 예산 8억 원을 들여 장림포구 일대에 부네치아 테마거리를 조성한다고 6일 밝혔다. 테마거리 조성사업은 야간 경관 개선이 핵심이다. 사하구는 조명경관 사업에만 4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이르면 12월 말 조명경관 사업은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재는 길이 650m, 폭 100m의 포구를 따라 어구 창고들을 위주로 조명을 설치한다는 대략적 계획만 수립돼 있으며, 조명 설치 업체가 선정되면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올 예정이다. 사하구 관계자는 “무지개 공단에 위치한 탓에 조명이 부족해 밤만 되면 장림포구가 암흑으로 변한다. 이에 따라 관광객이 체류하는 시간이 적다는 지적이 있어 주변 경관 조명을 설치해 사진명소로 부네치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루 관광객 50명 평균 20분 체류

사하구 8억 들여 경관사업 추진

“은은한 바다와 절묘하게 어울려

야간 사진명소로도 인기 끌 것”


부네치아는 포구에 정박해 있는 선박들과 형형색색으로 칠해진 어구 창고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 ‘사진명소’로 떠올랐지만, 밤이 되면 일대가 어둠에 잠겨 사실상 감상하고 즐길 거리가 전무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사하구는 이번 조명사업으로 부네치아가 야간 사진 명소로도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진 어구창고들 위에 조명 불빛이 포개지고 그 모습이 바닷물에 비치면 낭만적인 사진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구청의 설명이다.

부네치아는 2018년 부산판 베네치아를 표방하며 사하구가 100억 원을 들여 장림포구에 조성한 테마거리리다. 테마거리 조성 사업 뒤 어촌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는 선박들과 형형색색의 건물들이 꼭 이탈리아에 있는 베네치아 부라노섬과 닮았다고 해서, SNS를 통해 장림포구 일대는 ‘부네치아’라는 별칭을 얻었다. 하지만 관광형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낙조를 볼 수 있는 저녁 시간에만 반짝 방문객이 몰리고 이들의 체류시간이 짧아, 방문객 증가에 따른 실질적인 지역 내 경제여파는 미미한 편이었다.

장림포구 주변 상인들에 따르면 하루 평균 방문객은 50명도 안 되며, 방문객 체류 시간은 20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있다.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던 점이 ‘조명’이다. 장림포구 내에 위치한 식당가 ‘맛술촌’에 입점한 한 상인은 “이곳은 낙조시간 때 특히 관광객이 많이 온다. 하지만 낙조가 끝나고 나면 바로 차를 몰고 나가 버려 체류하는 시간도 적고 식당을 찾는 사람도 적다”며 “보통 관광객들이 알록달록한 어구 창고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밤이 되면 어두워서 그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자연히 관광객이 떠난다. 조명이 설치되면 관광객들이 더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하구 관계자는 “부네치아가 서부산의 명소로 떠오른 만큼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낙조를 야외에서도 볼 수 있도록 ‘선셋 전망대’ 위에 루프톱 카페를 설치하고 야외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공연장도 만들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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