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전자 내비게이션, 한국서 내년 첫 상용화 나선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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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조사원 조사선 ‘바다로1호’에 탑재해 시범 운영 중인 e-내비 시스템을 조사원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 부산일보DB 국립해양조사원 조사선 ‘바다로1호’에 탑재해 시범 운영 중인 e-내비 시스템을 조사원 관계자가 설명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우리나라가 내년부터 세계 최초로 해상 전자 내비게이션(e-내비) 시스템을 운영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해상무선통신망(LTE-M)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한 e-내비, 전국 연안 622 곳에 구축한 기지국과 운영센터 9곳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해수부, 해양교통 추진 전략 발표

내년부터 본격 상용 서비스 시작

100㎞까지 육·해상서 정보 교환

세계 해운 시장·표준 선점에 주력


해양수산부는 6일 열린 ‘제1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스마트 해양교통정책 추진전략을 보고했다. 해양 사고의 84%를 차지하는 사람의 과실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고, 해양교통 관리 체계를 비대면·디지털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자율운항선박 등 새로 형성되는 연간 30조 원 규모 해양 디지털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창출한다는 것이 해수부의 계획이다.

이 계획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내년 세계 첫 e-내비 서비스다. 새로 짓는 대형 선박은 첨단 장비를 갖추지만 연안 소형 선박은 아직 대부분 레이더, 종이 해도, 극초단파 음성 통신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해수부는 소형선에도 적용할 수 있는 한국형 e-내비게이션 개발에 2016년 착수해 조석 정보와 해도, 해저지형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했고, 올해 초부터 서비스 최적화를 위한 시범 운영 중이다. 앞서 우리나라는 국제수로기구로부터 2013년 e-내비의 핵심인 차세대 수로정보시스템 시험 운영국으로 미국 영국과 함께 선정됐고, 선박 탑재 실증 국가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정됐다. 통신기술 범위와 속도가 넓고 빠를뿐 아니라 선박 운항 환경이 복잡·다양해 새 시스템 실증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은 것이다.

e-내비는 충돌·좌초 자동 예측, 화재·전복 위험 원격 모니터링, 최적 항로 안내, 항내 입·출항 정보 제공, 해양 안전·기상 정보 제공 등의 다양한 정보를 연안으로부터 100km까지 육상과 선박 간 LTE망으로 교환한다. 업데이트도 귀항 후 통신망으로 바로 이뤄져 사용 편의성과 정확도가 높다. 악천후에 상대 선박이나 장애물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발생하는 충돌, 좌초, 전복 사고를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는 이 서비스를 위해 2022년까지 여객선 유조선 어선 등 국내 연안 운항 선박 1만 5500여 척을 대상으로 e-내비 단말기 구매비용 50%를 지원하는 보급 사업을 벌인다. 또 올 하반기부터 해군 함정에서 근무하는 장병의 원격 의료를 지원하는 시범 사업도 추진한다.

이렇게 다양한 선박과 해상에서 운영된 e-내비 시스템의 누적된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해수부는 내년부터 세계 해운시장에서 표준과 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해상 LTE와 5G에 기반한 선박 사물통신, 충돌 위험 분석과 추천 항로 정밀도 향상 등 해양 디지털 신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해양 디지털 시장 선점을 지원한다. 또 해수부는 우리 해역에서 주요 국가와 신기술을 시험하면서 국제협력을 주도하고, 해양교통 빅데이터를 활용한 민간사업 창출 등 산업 생태계 조성도 도울 예정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우리의 앞선 통신 기술과 복잡·다양한 해운 환경을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 해양교통 정책과 시장을 이끌어가는 첫 발을 내딛는다”며 “e-내비 서비스를 통해 연안 해양 사고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관련 업계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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