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영화제 였더라면…부산국제단편영화제, 힘 빠지는 온라인 상영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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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부터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 개막작인 ‘황금 성인전’ ‘사원증’ ‘툰그루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제공 위로부터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 개막작인 ‘황금 성인전’ ‘사원증’ ‘툰그루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제공

국내서 가장 오래된 국제영화제인 제37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4월에서 8월로 한 차례 연기하면서까지 현장영화제 개최를 고집했지만, 영화의전당 임시 휴업으로 더 이상 연기는 어렵다는 판단하에 영화제를 불과 1주일 앞두고 온라인영화제로 전환했다. 그동안 다수의 온라인영화제를 치른 OTT 플랫폼 웨이브(wavve)를 통해 온라인 상영을 하게 됐다.


27일부터 5일간 제37회 BISFF

상영장 없어져 급히 온라인으로

144편 상영·실시간 개막도 무산

관객과의 대화도 취소돼 아쉬움


■급박한 온라인영화제 전환

27일 개막해 31일 끝나는 BISFF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온라인영화제 개최 결정은 개막 1주일 전인 20일이다. 이날 부산시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시행을 발표하면서 부산 문화 공공시설이 모두 31일까지 문을 닫게 됐기 때문이다. 제37회 BISFF는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중구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전주국제영화제나 제천국제음악영화제처럼 처음부터 온라인영화제로 준비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상영 장소가 없어지면서 급박하게 온라인영화제 개최가 결정돼 우려가 컸다. 상영 OTT 플랫폼도 정해지지 않았고, 온라인 상영에 대한 감독 등 저작권자의 동의를 급하게 구해야 했기 때문이다.

앞서 개최된 국내 영화제가 웨이브와 함께 온라인영화제를 개최한 경험이 있어, 기술적 어려움이 없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다. 웨이브는 전주국제영화제(5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달 13~17일)와 온라인 상영을 한 경험이 있고, 지금도 서울국제대안영상페스티벌(네마프 2020, 20~28일), 청주국제단편영화제(20~29일)의 상영작을 상영 중이다.

당초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144편의 작품을 공식 상영할 예정이었는데, 온라인영화제로 전환되면서 25일 오후 기준으로 총 116편을 온라인에서 선보이게 됐다. 상영 작품은 개막 전까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유튜브, 줌으로 관객과 소통

개·폐막식은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개최해 전송하려던 계획을 접고, 사전에 영상을 촬영한 뒤 개·폐막식 시간에 유튜브 공식 계정에 올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생중계를 하게 되면 더 많은 스태프가 한 장소에 모여야 하기 때문이다.

관객과의 대화는 전면 취소됐다. 대신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통해 ‘BISFF 토크: 듀엣’ ‘라운드 테이블’ 등 토크 프로그램을 화상회의 방식으로 생중계한다. 관객과의 대화 대신 경쟁 부문 감독이 직접 찍은 영화 소개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다.

한 차례 영화제를 연기하고, 부산시의 문화 축제 지원예산 재난지원금 전환 논란을 딛고 어렵게 영화제를 개최하게 된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는 현장 반응이다. 또 OTT를 통해 작품을 상영하게 되면 불법 복제 위험성은 낮아지지만, 국내 시청자만 볼 수 있다는 점도 한계 중 하나로 꼽힌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차민철 집행위원장은 “최소한의 관객을 모시고서라도 현장 영화제를 준비해 왔는데 갑작스레 온라인영화제로 전환되면서 게스트 초청 취소 등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사람이 만나 영화로 교류를 하는 것이 영화제의 핵심인데 못 하게 되면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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