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엑스포 발판삼아 신해양산업 동남권 거점 구축”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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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74주년-부울경 하나로 미래로] 항만 협력 시대 - 북항

유럽 어느 도시가 아니다. 이르면 2년 뒤 아기자기한 트램을 타고 달리며 부산항대교 풍경을 볼 수 있다. 아시아 각국을 도는 크루즈와 국제 여객선, 그리고 머지않아 유럽을 오갈 철도, 여기에 요트·보트와 무가선 트램까지 모두 북항에 모인다. 북항을 부산·울산·경남의 상생 발전 거점으로 삼을 아이디어와 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 제공 유럽 어느 도시가 아니다. 이르면 2년 뒤 아기자기한 트램을 타고 달리며 부산항대교 풍경을 볼 수 있다. 아시아 각국을 도는 크루즈와 국제 여객선, 그리고 머지않아 유럽을 오갈 철도, 여기에 요트·보트와 무가선 트램까지 모두 북항에 모인다. 북항을 부산·울산·경남의 상생 발전 거점으로 삼을 아이디어와 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 제공

2년 뒤 부산항 북항은 1단계 재개발 기반시설 조성 공사가 마무리되어 있을 것이다. 2008년 착공 이후 무려 14년 걸린, 국내에서 보기 드문 대공사다. 부두가 있던 자리엔 친수 공간과 신해양산업을 이끌어 갈 시설이 들어선다. 남해안과 동해안 산업벨트가 교차하고, 유라시아로 향하는 뱃길과 철길이 시작되는 지점인 부산. 그 한복판에서 이뤄지는 북항 재개발의 효과는 인접 지역인 서로, 북으로 뻗어가 경남과 울산에도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 내년 유치의향서 제출

해양문화지구·우암 클러스터

유네스코 등재 추진 ‘1부두’ 등

2030 월드 엑스포 유치 큰 이점

중앙역~국제여객선 5개 정류장

하루 2만 723명 이용 트램 운행

2022년 10월 시운전 돌입 계획


■상생 발전 디딤돌 2030월드엑스포

부산시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나서면서 “남부권 경제 활성화로 국가 신성장 축을 확보하고, 유라시아 관문으로의 지경학적 위상을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2030엑스포 개최지를 부산 원도심 한가운데인 북항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한 데에는 동해안축과 남해안축의 교차점인 북항을 구심점으로 삼아 부산·울산·경남의 상생 발전을 꾀한다는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 범시민유치위원회가 법인화됐고, 내년에 중앙유치위원회가 구성되면 본격적으로 2030월드엑스포가 경남과 울산 등 인접 지역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2030월드엑스포 개최 대상지역 266만㎡ 중에는 북항 1단계 재개발지역의 해양문화지구(랜드마크·부산오페라하우스 부지) 20만 ㎡와 우암부두해양산업클러스터 부지 51만 ㎡가 2022년까지 조성되고, 북항 2단계 재개발지역 195만 ㎡는 2022년부터 부지 조성에 들어간다. 지난 6월 마스터플랜수립 용역에 착수한 부산시는 내년 상반기 엑스포의 주제안을 선정해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2022년 상반기 정식 유치신청서를 BIE에 제출하면 2023년 상반기 실사를 거쳐 11월 개최지가 결정된다. 2023년 상반기 실사단이 북항을 방문할 때 1단계 재개발지역 해양문화지구와 우암부두해양산업클러스터는 준공됐고, 양곡부두와 자성대부두 등 문화·산업자산이 풍부한 2단계 재개발지역의 개최 여건을 점검할 수 있는 상태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엑스포 개최지에 바로 인접한 옛 부산항 1부두가 보존돼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록을 추진하는 것도 부산항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문화, 스토리를 엑스포 실사단에 설명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국주의 일본의 강요로 불평등한 강화도조약을 맺으면서 개항한 부산항이 식민 통치 시절 수탈의 흡입구였고, 한국전쟁 시기 피란처, 1960년대 이후 무역항으로 발돋움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스토리는 세계인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해수부는 이 1부두의 기존 창고를 역사 교육과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고, 철도와 항만 교통이 만나는 상징성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연결의 핵심, 대중교통망

북항 재개발 사업은 좁게는 부산 원도심 활성화라는 일차적 목표를 갖지만, 더 넓게는 울산과 경남까지 효과가 확산돼야 한다. 임해 지역인 울산과 경남도 21세기형 신해양산업에 참여하며 전통산업의 위기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 신해양산업의 한 축인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국제여객터미널과 크루즈부두로 들어온 관광객이 인접한 울산·경남까지 편하게 찾아다닐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2030월드엑스포가 북항 일대에서 개최되면 6개월 동안 500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 관광객과 시민이 편리하게 북항 재개발 지역 일대에 접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망이 필수다. 하지만 북항 재개발지역 일대를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과 2호선 문현역까지 연결할 C베이 파크선은 부산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2038년 이후에나 운행 가능한 순위에 배치됐었다.

해수부 북항통합개발추진단은 재개발 지역 조기 활성화와 원도심 연결의 관건이 대중교통망 확보라고 봤다. 사업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노선을 줄이고, 공사비를 낮췄다. 중앙역에서 문현역을 거쳐 1호선 부전역과 부산시민공원까지 계획한 긴 노선 중 우선 북항 1단계 재개발지역인 중앙역부터 국제여객터미널까지 5개 정류장만 신설하기로 했다. 차량은 배터리를 동력으로 삼아 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고, 공사비도 지하철의 6분의 1인 무가선 트램을 택했다. 사업비 482억 원이 드는데, 트램이 운행되면 1단계 5개 정류장 구간만 하루 2만 723명이 승차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지수가 1.042로 재무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국토교통부가 기본계획을 승인하면 내년 3월 사업계획 승인을 거쳐 7월 공사에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약 1년 공사를 거쳐 2022년 10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간다는 것이 통합개발추진단의 목표다.

문현역까지의 나머지 노선 공사는 재개발 2단계 사업에 포함된 사업비로 기반시설 공사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어서 2030년 2단계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엑스포가 개최되더라도 2호선 문현역과 1호선 중앙역 양쪽에서 트램으로 북항 접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성기 해수부 북항통합개발추진단장은 “1단계 재개발 사업 시행자인 부산항만공사(BPA)가 부산시와 협력해 트램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C베이 파크선과 오륙도선을 부산시가 공동 관리한다면 운영비 최소화와 유지·관리 효율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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