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벤션 회사는 IT 기업”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가 살길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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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74주년 기획] WITH 코로나-마이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가 자취를 감추면서 지역 마이스(MICE) 업계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행사 취소로 텅 빈 벡스코 제1전시장의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가 자취를 감추면서 지역 마이스(MICE) 업계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행사 취소로 텅 빈 벡스코 제1전시장의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관광 못지않게 지역 마이스(MICE) 분야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벼랑 끝에 내몰렸다. 상반기 부산국제모터쇼에 이어, 세계적 규모의 게임전시회 지스타마저 사실상 온라인으로만 개최되면서 업계는 패닉에 빠졌다. ‘위드 코로나’ 시대는 업종전환 수준의 변화를 요구하지만, 현실에 발목이 잡힌 지역 업체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비대면’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의례적 이벤트 사라질 수밖에

마이스 유치 위해 IT는 필수

“지역 마이스-IT 업체 협업을”


■변화·혁신 서두르는 업계

사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부터 지역 마이스업계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조금씩 불고 있었다.

문제는 코로나로 인해 변화의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행사 유치를 통해 수수료를 챙기던 지역 업체들이 당장 온라인 콘퍼런스를 위한 플랫폼을 마련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는 없기에 혁신적인 도전에 나선 지역 기업들도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마이스업체 리컨벤션의 이봉순 대표는 최근 컨벤션 기획사에서 IT(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업종을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화상회의, 온라인 전시회, 비대면 비즈니스 상담과 거래 등은 마이스업계의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코로나로 인해 불확실한 미래에 거의 유일한 대비책이라 생각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징검다리커뮤니케이션은 이달 중순 온라인 행사 플랫폼 ‘놀라’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온라인으로 화상회의나 콘퍼런스, 강의 등에 참여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 플랫폼에서는 적절한 인증과정만 거치면 참석자들끼리 실시간 채팅, 연락처 교환, 비즈니스 상담 등을 마치 오프라인 행사처럼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징검다리커뮤니케이션 김덕은 대표는 “온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했는데 사람들이 보질 않더라고 불평하는 행사 주최자들이 있다”며 “이는 그 행사가 홍보나 의전 위주의 의례적 이벤트였다는 걸 반증하는 것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허상뿐인 행사는 자연스레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결합

언택트에 집중한 미팅테크놀로지 등 IT는 오프라인 행사의 사실상 거의 모든 행위를 대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행사장에서 악수를 하고, 명함을 주고받는 전통적 행위가 사라지게 될까.

전문가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마이스 산업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모이고 화합하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속성은 쉽게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회의장에서 태블릿 PC 등을 활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그룹과 넘치지 않을 정도의 커뮤니케이션만 나누게 될 것이다. 악수는 사라지지 않지만, 전통적 형태의 행사 유치 시스템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마이스를 부산으로 유치하려면 미팅테크놀로지를 비롯한 IT가 필수적이다.


■지역 IT 한계 뛰어넘어야

마이스의 미래는 미팅테크놀로지로 대변되는 IT에 있지만, 부산이라는 도시는 IT와 그다지 친숙하지 않다. 수도권과의 IT 격차는 익히 알려져 있다. 리컨벤션 공현미 마케팅본부장은 “지역 IT 기업과 협업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급하게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지금 시점에서는 수도권 IT기업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한 건 바로 이 지점이다. 지역 마이스 업체와 지역 IT 기업 간의 협업을 주선하고, 마이스 업계의 과감한 투자에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마이스부산닷컴 강석호 대표는 “부산 마이스산업도 이제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목표로 할 때”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기업도 노력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세심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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