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심기술 유출, '전기전자', '조선·자동차'에 90%이상 집중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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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 및 시도 적발건수 29건 중27건 차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도 41건서 136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

이성만 국회의원실 제공. 산업부 등 자료 이성만 국회의원실 제공. 산업부 등 자료

국가핵심기술의 해외유출이 전기전자·자동차 분야에 집중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한민국 주력 산업의 인재 및 기술유출이 위기 상황이라는 것이 실제로 확인되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성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8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최근 6년 간 파악된 산업기술 해외유출 및 유출 시도 적발 건수는 총 121건이며, 그중 국가핵심기술은 총 29건으로 집계됐다..

국가핵심기술이란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상당하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국가 차원에서 지정하여 관리하는 산업기술을 말하며, 2020년 9월 기준 12개 분야 69개의 기술이 지정되어 있다.

국가핵심기술 분야별 적발 건수는 각각 조선·자동차 15건(51.7%), 전기전자 12건(41.4%), 정보통신 1건(3.4%), 기타 1건(3.4%)으로 나타났다. 기술탈취 90% 이상이 반도체와 조선·자동차 등 대한민국 주요 산업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전자 분야에서 취급하는 국가핵심기술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중대형 고에너지밀도 리튬이차전지 설계·공정·제조 및 평가기술 △리튬이차전지 Ni 함량 80% 초과 양극소재 설계·제조·공정기술 등 이다. 조선·자동차 분야에서는 △수소전기자동차 연료전지시스템 설계·제조기술 △자율주행자동차 핵심 부품·시스템 설계·제조기술 △고부가가치 선박 등이다. 현재 뿐만 아닌, 정부와 민간이 힘써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먹거리 분야도 포괄하고 있다.

국가 핵심기술 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기술 유출 현황 역시 전기전자와 조선·자동차 분야에서의 피해가 압도적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기술 유출건수가 많은 순서대로 전기전자 61건(50,4%), 조선·자동차 22건(18.2%), 기계 13건(10.7%), 화학·생명공학 11건(9.1%), 정보통신 9건(7.4%), 기타 5건(4.1%) 순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 8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매년 5건 이상 유출 및 유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핵심기술 한 건 한 건이 갖는 경제적 가치와 산업 파급력을 고려한다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이다.

이성만 의원은 “여러 국가가 각축을 벌이며 확보하려 하는 이차전지,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기술유출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은 국가산업 경쟁력에 치명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술유출에 대해 처벌하는 산업기술보호법(이하 산기법) 위반 혐의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만 의원이 확인한 대검찰청 자료에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산업기술보호법(이하 산기법) 위반 혐의로 접수된 인원은 총 245명이다. 이 중에서 기소가 이루어진 인원은 총 58명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산기법 위반 혐의로 접수된 인원은 △2016년 41명 △2017년 68명 △2018년 136명이며, 기소된 인원 역시 △2016년 17명 △2017년 14명 △2018년 2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한 산업부는 지난해 1월, 산업기술 유출 근절대책을 마련했다. 또한, 지난해 8월 산업기술보호법(이하 산기법)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성만 의원은 “인력 해외유출 여부의 확인·검증이 쉽지 않고, 기업이 이미지 실추 우려로 공개를 꺼리면서 인력·기술 유출의 실제 규모는 축소되었을 것으로 본다”며 “정보기관과 산업부의 대응에도 한계가 있을 것”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처벌 강화 등 사후대책을 강력하게 마련해도 기술유출이 일어난 시점부터 이미 큰 피해를 입는 것”이라며 “국가핵심기술을 비롯한 중요 산업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보안 및 인력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충분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기술유출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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