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한국 프로야구 부활에 도움됐으면…”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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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규 전 롯데 자이언츠야구단 단장

“제 야구 인생을 소재로 영화 제작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야구의 도시’ 부산이 코로나19 장기화로 활력을 잃어 이 영화가 야구에 대한 시민들의 흥미와 기대를 다시 불러 일으키는데 도움됐으면 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팬에서 30대에 구단 단장으로 발탁돼 2년 만에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신화를 일궈낸 송정규(67) 전 롯데 자이언츠야구단 단장.


롯데 우승 이끈 ‘야구 열정’ 영화 추진

최근 도선사 퇴임에 부산팬들 영입 바람

해운업계는 ‘바다 사나이’ 역할 기대


그는 “지난해 부터 여러 영화사에서 저의 드라마 같은 야구 인생을 주제로 ‘한국의 머니볼(Money Ball)’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다”며 “최근 한 영화사를 선택해 시나리오 저술 독점 계약을 맺고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머니볼’은 할리우드 영화로 빌리 빈이라는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래틱스 단장이 골찌팀을 최강자로 키운 과정을 담아낸 것이다. 송 전 단장이 1990년대 초 롯데 자이언츠를 이끈 역정의 스토리가 빌리 빈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송 전 단장은 야구팬으로 1990년 〈필승전략 롯데 자이언츠 톱 시크릿〉이라는 책자를 자비로 출판했다. 당시 롯데그룹 신준호 부회장은 이 책을 보고 ‘야구단 운영은 바로 이런 사람이 해야 한다’며 구단 단장으로 발탁했다. 그는 1991년부터 1993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단장을 맡았다. 취임 당시 38세로 최연소 야구단장이었다.

앞서 그는 롯데의 ‘우승 단장’ 이전에 ‘바다의 사나이’로 살아왔다. 부산 경남고와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 1976년부터 미국 선사에서 3등 항해사를 시작해 4년 만에 만 27세로 대한민국 최연소 상선 선장을 맡았다. 그 후 승선 생활과 투자자문회사 대표, 야구단 단장 등을 거쳐 2000년 국가 도선사 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해 줄곧 부산항 도선사로 활동했다. 부산항 도선사회 회장,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장,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부회장, 해양수산부 물류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한국도선사협회 회장, 한국해사법학회 회장, 최동원기념야구박물관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그는 ‘자랑스러운 해양대인상’ ‘부산항 발전 공로상’ ‘부산을 빛낸 인물’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송 전 단장의 영화 제작과 지난 22일 도선사 무사고 정년퇴직 소식에 부산의 일부 야구팬을 중심으로 롯데의 부활을 위해 ‘송 전 단장을 롯데 구단주로 데려와야 한다’에 이어 코로나19로 침체된 한국 프로야구의 새바람을 위해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추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야구 커뮤니티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목소리에 “한국 프로야구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야구팬들의 바램은 이해가 되지만 본의 아니게 잘하고 있는 현 KBO 총재에게 누를 끼치는 것 같아 죄송하다”고 민망해 했다.

송 전 단장은 “야구 팬들은 제가 야구계에서 무엇인가를 이룩하기 바라지만 해운업계에서는 지금까지 해운·항만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살려 한국의 해운 육성에 기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국회나 정부 요직 등으로 진출해 해운 정책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산의 자랑인 항만, 야구, 영화의 도시에서 앞으로 그의 무궁무진한 역할이 크게 기대된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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