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석회화건염, 고혈압 잡는 진득철 ‘희철 약침’은 무엇?

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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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현 맑은숲구구팔한의원 원장 박기현 맑은숲구구팔한의원 원장

풀 한 포기 허투루 여기지 않았던 시절, 길가마다 자리한 들풀과 들꽃은 우리에게 유용한 식자재이자 훌륭한 약재가 되어주었다. 지금이야 많은 연구 개발 등으로 좋은 약들이 매해 개발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맑은 물에 적절한 약재를 씻어 말려 덖거나 찌거나 혹은 달여 먹는 것으로 신체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소해 왔다.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많은 들풀과 들꽃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진득찰은 양지, 반그늘이 펼쳐진 길목이라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들풀이다.

한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식물이지만, 점액질을 분비하는 열매를 동물이나 사람에게 붙여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똑똑한 녀석이기도 하다. 진득찰 열매가 뱉어내는 점액질은 주로 단백질이나 당류, 무기염류로 구성되어 있다.

■ 다재다능한 약재, 희첨(진득찰)

예로부터 진득찰의 어린잎은 식용에 쓰고, 전초는 약용에 사용했다.

본초강목에서는 약간의 독성이 있어 독성을 이용한 풍습질환을 제거하는데 활용되었지만 후대에서는 사기는 몰아내지 못해도 독을 제거하여 정기를 복 돋우는데 작용이 있는 무독약(無毒藥)이자 연년익수(延年益壽), 즉 장수 보약으로서 인식되어왔다.

진득찰이 가진 본래의 성질은 맛이 쓰고 차며 주로 간과 신, 두 경에 작용한다. 약으로 쓰기도 하지만, 술로 쪄 약주로도 활용한다. 그도 그럴 듯 원래 성미가 쓰고 차지만 찐 것은 따뜻하여 몸을 데우는 성질을 가진 막걸리 등과 만나 내부를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바람이 들거나 습이 들어 차가워진 몸을 데우는데 활용된 것이다.

물론 현대에도 진득찰은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진득찰의 또 다른 이름은 희첨으로 과거 희첨은 첩약으로 다른 약재에 가미되어 활용해 왔지만 현대에는 약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 특히 현대의 연구에 의하면 희첨은 기체(氣滯)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여 염증이 진행되는 것을 억제하고 세포의 수명을 증진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진바도 있다.

■ 만성염증, 고혈압에 탁월한 화첨 약침

특히 염증은 습열이 발생해 이로 인한 세포 손상이 심해지고, 기가 흩어져서 노화를 촉진하게 되는데 희첨의 이러한 성격이 인체 면역 세포의 균형을 조절하여 습열을 제거하고 인체의 정기신(精氣神)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희첨약침의 적용질환은 비만으로 인한 염증이나 고혈압, 관절염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외 근육경직, 피부감각장애, 중풍 후유증, 요통 등에도 널리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장수의 명약으로도 분류되는데 이는 희첨 약침이 다양한 염증을 유발하는 자극으로부터 염증 발생을 억제하는 것뿐 아니라 습열을 치료하는 청열해독과는 다른 작용을 해 단순 ‘치료제’라기보다 보약으로도 흠 잡을 데 없다는데 있다.

희첨약침은 특히 고지혈증이나 당뇨, 고혈압, 통풍, 정신과 약 또는 술로 인해 근육이 경직되거나 관절통증이 수반되는 경우나 석회화건염과 같이 만성 염증으로 인한 통증 질환, 비만으로 인해 몸에 염증이 잘 생기는 경우. 근 위축 또는 근무력증 환자 등에 탁월하다.

하지만 희첨 약침 역시 적절한데 쓰면 약이요, 적절치 못한 처방 혹은 민간요법으로 과다하게 복용하게 되면 설사 등을 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



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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