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스프링 송’ 유준상 감독 “삶의 절정, 언제 터질지 몰라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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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감독. 나무엑터스 제공 유준상 감독. 나무엑터스 제공

유준상(51) 감독이 ‘슬기로운’ 연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2016년 첫 영화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을 선보인 지 4년 만인 올해 BIFF 초청작 감독으로 부산을 찾았다. 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스프링 송’은 올해 한국 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작품. 22일 오후 첫 관객과 대화를 앞두고 〈부산일보〉와 만난 유준상 감독은 “내년 봄에 개봉을 예정하고 있는데, BIFF에서 먼저 관객과 만날 생각을 하니 많이 설렌다”고 밝혔다.

영화는 감독이 속한 2인조 음악 밴드 ‘제이 앤 조이 20’의 뮤직비디오 제작기를 그린다. 일본으로 떠난 두 사람이 배우 김소진과 뮤지컬 배우 아키노리 나카가와 등과 뮤직비디오를 만들며 겪는 일이 주요 이야기다. 유 감독은 이 영화의 연출과 극본, 주연, 제작은 물론 수록곡을 모두 직접 작사·작곡했다. 그야말로 애정과 열정을 듬뿍 담은 작품이다.


2016년 이후 3번째 장편 연출

내년 봄 개봉 앞두고 관객 만나

하루 2~3시간 자며 촬영 강행군

‘변하는 것과 변치 않는 것’ 화두


유 감독은 “영화를 촬영할 때 2주 동안 하루에 2~3시간만 잤는데도 힘이 났다”며 “하루는 거울을 봤는데 제가 저도 몰랐던 눈빛을 하고 서 있어 놀랐다”고 했다. “매일 밤 그날 찍은 장면에 어울리는 곡을 만들었어요. 총 40곡 넘게 제작했는데 장면에 가장 어울리는 14곡만 추려 영화에 넣었죠. 영화 만드는 게 너무 재미있어 힘들다는 생각도 못 했어요.”

영화 제목인 ‘스프링 송’의 의미는 중의적이다. 하나는 밴드의 신곡이 봄을 맞는 노래가 될 것이란 바람이고, 다른 하나는 시련이 끝난 뒤 찾아올 희망의 시간이다. 유 감독은 “코로나 확산 한참 전에 만든 작품이다. 이걸 만들 때는 코로나가 이렇게 올 줄 누가 알았겠나”라며 “삶이란 건 예상할 수 없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인데, 이 영화를 보는 동안이라도 잠시나마 관객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채로운 영화의 색감과 함께 희망적인 대사들도 눈에 띈다. ‘하면 된다. 안 되는 게 어디 있냐’나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된다’ ‘잘될 거야’란 말이 대표적이다. 이는 감독 자신에게 보내는 희망과 위안의 말이자,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이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란다. 실제로 유 감독은 마흔다섯에 첫 음반을 발매하고, 마흔일곱에 첫 영화를 연출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우리의 하이라이트는 언제 어디에서 터질 줄 모르잖아요. 기죽을 필요도 없고, 용기 잃을 필요도 없죠. 이런 생각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유준상 감독은 “지금 제 나이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변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한다”고 전했다. “연출을 직접 해 보니 작품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걸 스스로 느끼죠. 이번 작품을 만들 때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을 계속했는데, 이번 BIFF에서 관객들과 이 부분을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네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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