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원 “딸의 커리어 존중해 주던 엄마 생각 많이 나”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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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산후조리원’ 엄지원

엄지원은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늦깎이 워킹맘 역할을 맡아 임신과 출산 뒤 초보 엄마로 거듭나는 과정을 인상 깊게 보여줬다. tvN 제공 엄지원은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늦깎이 워킹맘 역할을 맡아 임신과 출산 뒤 초보 엄마로 거듭나는 과정을 인상 깊게 보여줬다. tvN 제공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엄마가 되면 어떨지 상상해봤어요. 처음이지만 두 번째 출산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배우 엄지원(43)은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마치고 이렇게 말했다. 극 중 산후조리원 최고령 산모 ‘딱풀이 엄마’로 변신한 그는 임신과 출산 뒤 초보 엄마로 거듭나는 과정을 가감 없이 그려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코로나19 여파에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난 엄지원은 “평범한 여자의 성장 이야기에 함께 공감하고 울고 웃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보 빈곤 산모로 전락한 워킹맘 역할

좌충우돌 유쾌한 성장기 공감대 이끌어

만삭 임신부 연기 위해 4㎏ 찌우기도


드라마 ‘산후조리원’의 한 장면. tvN 제공 드라마 ‘산후조리원’의 한 장면. tvN 제공

이 드라마는 늦깎이 워킹맘 ‘현진’이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산후조리원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을 유쾌하게 풀어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는 “아무래도 출산 경험이 없다 보니 그 장면을 연기할 때 가장 힘들었다”며 “나름 다큐멘터리를 참고하기도 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철저히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이 실제로 경험한 과정을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몰입하게 하는 게 중요했다”면서 “만삭 임신부처럼 보이기 위해 4kg 정도 살을 찌웠다”고 말했다.

극 중 현진은 아이에 관한 것이라면 모두 서툴다. 사회에선 최연소 상무로 ‘잘나가던’ 커리어 우먼이었지만, 산후조리원에선 아이를 안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초보 엄마다.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계’에 툭 던져진 그는 아이가 울면 같이 울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정보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공부한다. 엄지원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내가 만약 엄마가 된다면?’이라는 생각을 자주 해봤다”며 “처음이지만 생소하지 않고 이미 경험한 사람처럼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육체적인 고통을 제외한 감정적인 면에서 그렇다”면서 “덜 낯설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리원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사람들이 드라마틱한 감정을 겪어내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출산을 통해 한순간에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에서 고령의 산모로 사회적 위치가 확 변하는 설정도 좋았죠. ‘진짜 산모 같았다’는 반응이 마음에 무척 들었어요. 하하.”

장혜진, 박하선, 최리, 임화영 등 동료 배우들과 선보인 차진 호흡은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엄지원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배우들과 프라이빗 영화관을 빌려 다 같이 영화를 보고 밥을 먹기도 하면서 친해졌다”고 했다. 남편 ‘김도윤’을 맡은 윤박과의 연기도 기억에 남는단다. 그는 “실제로 윤박 씨는 도윤이와 같은 순수한 면을 갖고 있다”면서 “워낙 코미디를 잘하셔서 애드리브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아들로 출연한 신생아 ‘딱풀이’에 대한 애정도 빼놓지 않는다. “딱풀이는 상을 줘도 될 만큼의 연기 실력을 보여줬어요. 표정 연기와 리액션 모두 좋았죠. 딱풀이가 촬영 중간부터 옹알이하기 시작했는데, 상황에 맞는 옹알이를 해줘서 현장을 재미있게 만들어줬어요.”

엄지원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실제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희 엄마도 현진이 엄마처럼 딸이 하는 일과 커리어를 존중해주는 분”이라며 “다만 이젠 연세가 있으셔서 건강이 예전 같지 않으셔서 마음이 아프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엄마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더라”고 했다.

애정이 있는 작품이라 시즌 2 제작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엄지원은 “행운이 주어진다면 시즌 2를 통해 시청자들과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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