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규 롯데 자이언츠 단장 “롯데 ‘왕조’ 향한 ‘프로세스’는 현재진행형”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이 <부산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부산 사직구장 내 구단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이 <부산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부산 사직구장 내 구단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트레이드는 원래 욕을 먹는 일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미래를 위해 자원을 모으는 중입니다.”

2021년 시즌을 앞둔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의 시선은 이미 4년 후를 바라보고 있다. 당장 내일 한 경기 승리, 한 시즌의 성적이 아닌 오랜 기간 강팀으로 거듭날 ‘왕조’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자신감 회복이 올해 최대 성과

방향 맞지만 변화 속도는 느려

유망주 성장 위해 1군 기회 필요

욕 먹어도 과감한 트레이드 선택

‘이기는 문화’ 만드는 게 중요


최근 〈부산일보〉와 만난 성민규 단장은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자신감과 함께 ‘왕조 건설’을 향한 뚝심을 내비쳤다. 올겨울 ‘단장의 시간’인 스토브리그를 맞이한 그는 젊은 패기에 1년 차의 경험을 더해 내년을 준비 중이다.

우선 올 시즌 팀이 자신감을 회복한 것은 성 단장이 가장 만족스럽게 꼽는 부분이다. 성민규 단장은 “예상대로 된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 비록 가을야구는 못 했지만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5위 싸움을 한 것은 성과”라며 “방향은 만족스럽지만 속도는 생각보다 느리다”고 자평했다.

성 단장은 2019년 9월, 30대 후반의 나이에 구단 지휘봉을 맡는 파격으로 주목 받았다. 프로야구 시즌 전체를 처음 소화하고 2년 차를 준비 중인 그에게 올해는 정신없이 보낸 시간이다.

그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위닝 컬처(이기는 문화)’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팀이 이기고자 하는 의지, 자신감 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성 단장은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2020년 분명 꼴찌라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승부가 된다는 것을 보여 주며 머릿속에 위닝 컬처가 자리잡았다”면서 “내년은 더욱 분위기가 바뀌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이기기 위한 과정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리를 위한 자세를 강조하지만 정작 성민규 단장의 행보는 당장의 승리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최근 kt위즈와 단행한 2 대 2 트레이드는 미래를 위한 과감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롯데는 지난 4일 kt 위즈에 내야수 신본기와 투수 박시영을 주고 우완 유망주 최건과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2 대 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신본기는 1군에서 706경기를 뛴 멀티플레이어 내야수이고, 박시영 역시 191경기를 소화한 필승조 불펜 자원이다. 반면 최건은 군 복무 중으로 내년 11월 제대한다.

당장 ‘손해보는 장사’처럼 보이는 트레이드를 결단한 것은 유망주가 성장하려면, 1군 출전 기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성 단장의 야구 철학이 깔려 있다.

성민규 단장은 “내년에 신본기와 박시영이 kt에서 잘하면 바로 비판이 나올 것이다”면서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는 정말 큰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육성의 완성은 1군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성 단장은 “어린 선수를 2군에서 아무리 잘 준비시켜도, 1군에서 바로 활약하는 시나리오는 거의 없다”며 “백업 자원으로라도 1군에서 기회를 주면서 조금씩 적응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19는 ‘뚝심맨’ 성 단장에게도 힘든 순간이었다. 그는 내년에도 롯데 자이언츠를 안전하게, 그리고 제시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큰 탈 없이 올 시즌을 마친 것은 다행”이라며 “당장의 우승보다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최선을 다해 가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