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출신 외국인 투수, 대만에 잇단 ‘둥지’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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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역투하는 펠릭스 듀브론트. 부산일보DB 2018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역투하는 펠릭스 듀브론트. 부산일보DB

2019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역투하는 브록 다이손.부산일보DB 2019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역투하는 브록 다이손.부산일보DB

대만 프로야구(CPBL) 구단들이 한국 프로야구(KBO) 출신 외국인 투수에 연이어 손짓을 보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출신 중에는 2018시즌 뛰었던 좌완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가 퉁이 라이온스로 자리를 옮겼다. 퉁이에는 역시 롯데 출신인 브록 다익손이 올 시즌 활약 후 재계약에 성공해 대만 땅에서 '롯데 듀오'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듀브론트·다익손, 퉁이서 한솥밥

브리검·가뇽·노에시도 안착

올겨울 7명 대만에서 재취업

검증·적응 시간 장점 선호 추세


듀브론트는 2018년 국내에서 부진한 활약으로 조기 퇴출되며 아쉬운 점을 남겼다. 당시 롯데에서 25경기에 출전, 6승 9패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력은 최정상급이다. 듀브론트는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멤버로 MLB 통산 31승을 기록했다.

듀브론트가 새로 둥지를 튼 퉁이는 올해 대만 시리즈 우승팀. 중신 브라더스를 4승 3패로 꺾으며 통산 10번째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특히 다익손은 대만시리즈 5차전에서 9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기록했다.

듀브론트와 함께 올 시즌 KBO에서 뛰던 제이크 브리검(전 키움 히어로즈)과 드루 가뇽(전 기아 타이거즈)도 대만 땅을 밟았다. 이들은 내년 웨이추안 드래건스에서 함께 뛸 예정이다.

이밖에 2016년부터 2년간 기아에서 뛴 헥터 노에시도 푸방 가디언스와 계약했다. 푸방에는 넥센, 기아, LG에서 다년간 KBO를 경험한 헨리 소사와 마이크 로리(전 kt) 등 '지한파'가 다수 포함돼 있다.

최근 대만 팀들은 KBO 출신 외국인 선수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들은 KBO 무대에서 이미 검증됐고, 아시아 야구에 적응할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프로야구(CPBL)를 전문으로 다루는 영문 사이트인 CPBL스태츠닷컴을 보면, KBO리그 출신 7명이 올겨울 대만에서 재취업했다.

선수들 역시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인 대만에서 운동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고, 한국과 가까워 KBO리그에 재도전하기 적합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헨리 소사는 대만에서 뛰다가 시즌 중 한국으로 건너오기도 했다.

대만보다 큰 한국 시장도 외국인 선수들의 재도전 의지를 키운다. CPBL스태츠닷컴은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뛴 경력을 지닌 외국인 선수가 대만프로야구에서 보통 월 급여로 1만 8000∼2만 5000달러(약 1986만∼2759만 원) 정도를 번다고 소개한다. 연봉으로 환산해도 최대 100만 달러(11억 원)를 받는 KBO 신규 외국인 선수에게 비할 바는 못 된다.

다만 대만 프로야구에도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게 새로운 유행이 됐다. 최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왼손 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올해 대만 중신 브라더스에서 최소 6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과는 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등 총액 80만 달러에 사인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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