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5년 임기' 부산시장 후보라면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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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충 해양산업국장·한국해양산업협회 사무총장

코로나19 이후 부산지역 해양산업은 어떤 영향을 받고 있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서 부산 해양산업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새로운 기회 포착을 위해 혁신이 필요한 규제는 없을까. 웹 토론회 ‘오션 이슈 토크’를 준비하면서 그런 궁금증이 솟구쳤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대면 접촉 자체를 꺼릴 정도로 다들 예민한데, 자칫 곤란한 질문으로 화를 돋우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컸다.

하지만 모든 것은 기우였다. 해양수산 기업인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코로나19를 걱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다면서 인터뷰를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한국해양산업협회가 코로나19 이후 부산 해양산업의 파장을 알아보기 위해 28일 오후 개최하는 송년 기획 웹 토론회 ‘오션 이슈 토크’는 그렇게 준비됐다.


28일 오후 웹 토론 ‘오션 이슈 토크’

부산 해양산업계 생생한 의견 기대

코로나19 종언 바라며 해양협 주최

제안과 조언에 시장 후보들 주목을


해운, 조선, 수산, 항만 분야 기업인 12명이 인터뷰에 응했고, 당초 1인당 20분으로 예정한 영상 인터뷰는 1시간을 훌쩍 넘긴 경우도 있었다. 기업인들은 무엇보다 코로나19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코로나19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수로 인정했다.

걱정할 시간에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빠른 대응이 곧 최선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속출했다. 산·학·관의 공동 노력을 주문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제도 개선과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요구했다. 위기가 닥치면 모든 국가와 도시가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수밖에 없는데, 다른 도시와 같은 수준의 노력만으로는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 건설이 요원하다는 채근도 많았다.

이를 위해 부산시가 지역 해양산업 전반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기업인들은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중앙정부로부터 위임을 받은 행정 권한이 없더라도 부산시가 현장 민원을 주도적으로 수렴하고 이를 토대로 중앙정부를 설득해 나간다면, 그것이 권한 위임의 실질적인 근거가 되고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북항 재개발 부지의 연안 터미널 접안능력 확대 필요성은 그런 측면에서 관심을 끌었다. 북항 연안 터미널이 1만t급 이하로 계획됐는데, 이는 국내 연안 화물선이 최근 2만t급 이상으로 건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2만∼3만t급 선박 접안이 가능하도록 서둘러 설계를 바꾸고 화물처리장도 설치해 향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은 해양·금융·영화 3개 클러스터와 블록체인·LPG 선박 2개 특구를 이미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서로 협력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플랫폼이나 정보 마켓이 없다는 사실에 기업인들이 아쉬워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실제로 블록체인 기업은 해양수산 정보가 없고, 해양 기업은 IT(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 ‘클러스터+특구 정보박람회’를 새해에 부산시가 개최하면 어떨까.

세계해양포럼이 3년째 핵심 의제로 삼은 ‘수소선박’ 에 대해서도 부산시가 좀 더 강력한 정책 의지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특히 부산은 중소형 조선소 중심의 기술집약 산업으로 육성하고, 이를 수소선박이 실질적인 아이콘으로 견인할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봤다.

부산항은 세계 5위의 컨테이너 항만이다. 그러나 그 이면의 연관 산업은 생각보다 영세하다. 그중에는 한계기업도 많다. 선박 관리, 선용품, 급유 등이 모두 같은 처지다. 스마트 항만 시대에 이들 연관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이 얼마나 살아남을지 의문이 든다. 부산시의 대책 논의가 절실한 이유다.

항만시설 공급을 통한 무한 경쟁도 한계에 도달했다. 부산항 요율은 이미 중국의 절반, 미국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양적 경쟁에서 벗어나 질적 경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높다. 부산항 관리권에 대한 새로운 논의 역시 부산시 주도로 추진될 필요성이 있다.

코로나19로 점철된 2020년이 끝나고 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부산항의 영세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이 2021년에는 마련되길 기대한다. 토론이 세상을 바꾸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혁신의 단초를 마련할 수는 있다고 본다. ‘오션 이슈 토크’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새해, 부산은 새 시장을 선출한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보궐이 아니라 ‘1+4년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다. 해양수도를 대표할 시장 후보라면 당연히 ‘오션 이슈 토크’에 주목해야 할 테다. choong@busan.com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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