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테크] 송월테크놀로지-신소재 항공부품 국산화 꿈 이루고 세계적 항공사에도 납품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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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항공부품 국산화 꿈 이루고 세계적 항공사에도 납품

송월(주)송월테크놀로지 박준환 대표가 업체가 제작한 항공기 부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월(주)송월테크놀로지 박준환 대표가 업체가 제작한 항공기 부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월(주)의 자회사인 송월테크놀로지가 보잉(Boeing)사, 엠브라에르(Embraer)사 등 세계 굴지의 항공기 제조사에서 쓸 복합재를 생산해 납품한다. 동시접합기술이라는 고난도 기술을 적용한 뒷날개 구조물을 생산한 것은 중소기업으로서는 송월테크놀로지가 처음이다. 올해부터 7년에 걸쳐 납품하게 될 계약 규모는 250억 원에 달한다.


고난도 ‘동시접합기술’ 적용

초경량 항공기 복합재 생산

보잉사 등 7년간 250억 원 계약

엔진용 부품까지 제작 납품 ‘유일’

방산 항공·우주 위성 사업 도전

“엔지니어 잠재력 더 끌어올릴 것”


■고도 기술 부품 국산화 성공

“엠브라에르의 Tier1(1차 협력업체), 보잉의 Tier2(2차 협력업체)인 국내 코스닥 상장사 아스트에서 먼저 저희 쪽에 협력 제의가 왔어요. 경남 사천 항공클러스터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업체 간 교류는 많았어요. 2019년부터 추진해 2020년 12월에 결실을 맺게 됐습니다.”

박준환 대표는 지난해 초부터 대표 자리에 오르며 본격 경영에 나섰다. 송월테크놀로지가 생산하는 복합재는 탄소섬유, 유리섬유 등을 고분자 재료와 혼합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인 초경량 신소재를 말한다. 기존의 금속재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마모와 부식에는 강해 항공 분야 뿐 아니라 철도, 자동차, 선박, 건축, 레저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것으로 기대되는 ‘꿈의 신소재’다. 특히 항공용 복합재 구조물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23조 원에 달한다.

“동시접합기술은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두 가지 제품을 접합과 동시에 성형까지 하는 기술을 말해요. 개발된 지는 꽤 됐는데 선진국에서도 협력업체들한테 물량을 주지 않고 비법도 알려주지 않아 경험을 가진 업체가 많이 없어요.”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 한국항공이 경험을 갖고 있고 중소기업으로서는 송월테크놀로지가 처음으로 국산화에 나서게 됐다.

“이번에 저희가 만든 뒷날개 제어면의 복합재는 브라질 엠브라에르에서 개발한 80~140인승 급의 제트 민항기 엠브라에르 E2 기종에 장착되게 돼요. 에어버스의 A220과 경쟁 기종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앞으로 에어버스 보잉기나 다른 비즈니스 제트들과도 충분히 영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보고 있어요.” 박 대표는 에어버스와 보잉이 전 세계 항공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두 곳을 선점하는 업체가 ‘메인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보고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우주 시대’를 준비하다

항공부품 중에서도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은 한 번 더 차별화된다. 엔진 부품은 워낙 고온·고압에서 사용돼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이다. 엔진 부품의 경우 다른 부품과 달리 항공기 제조사가 OEM 방식으로 취급하지 않고 롤스로이스나 GE 등 전문제조회사에서 따로 제작한다.

송월테크놀로지는 타 항공 복합재 업체와 달리 엔진 부품도 제작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납품하고 있다. “엔진용 부품까지 만드는 복합재 업체는 송월테크놀로지가 유일합니다.” 위성에 들어가는 패널도 송월테크놀로지의 주력 생산 제품 중 하나다. 한국항공과 협력을 맺어 이미 달 탐사 궤도 위성, 425 위성 등에 납품한 경험도 있다. 최근에는 UAM PAV, 무인기, 드론에 사용되는 복합재 부품도 개발 중이다.

“전략적으로 방산 항공, 우주 위성 쪽으로 사업 확장 계획을 잡고 있어요. 그쪽으로 시장성이 크다고 보고 있어요.” 일론 머스크가 화성행 우주선 발사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데, 달이 됐든, 화성이 됐든 일반인들이 그곳을 다닐 수 있는 날이 ‘이번 생애’에 가능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항공의 경우 전략산업이기 때문에 국산화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저희 같은 협력업체가 나서서 국산화하는 것이 의무이기도 합니다.” 박 대표는 그러면서 “엔지니어들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대표로서 맡은 임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미국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송월(주)송월테크놀로지는 2015년 송월(주)이 영진C&C라는 탄소섬유 업체를 인수하면서 생겨났다. 이 때 직원 35명, 공장 500평 가량 규모이던 것이 지금은 직원 80명, 공장 3500평 정도 규모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글·사진=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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