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한마디] 교회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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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있는 세계로교회 측이 당국의 행정조치에 맞서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busan.com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있는 세계로교회 측이 당국의 행정조치에 맞서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busan.com

지난해 2월 말 10년째 출석하고 있는 교회가 주일 예배를 취소하고 예배당을 잠정 폐쇄했다. 대신 인터넷을 통한 가정 예배로 전환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벌어진 초유의 일이었다. 전염병 확산이 주춤하면서 잠시 문을 열었던 교회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다시 문을 닫았다.

예배를 생명과 같이 소중히 여기던 교회 리더십이 공예배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염병에 걸리는 게 두려워서도 아니다. 지역 공동체에 감염병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한 배려였다. 단기간의 교세 위축과 형식 주의자들의 비난까지 각오한 용기의 발로다.

이런 마음으로 대부분의 교회들이 대면 예배를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 서부장로교회와 세계로교회는 대면 예배를 고집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시설 폐쇄도 불사하겠다는 당국의 강경책에 대면예배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서부장로교회와 달리 세계로교회는 헌법 소원과 가처분 신청으로 맞서고 있다.

믿는 자들에게 예배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예배당에만 임재하시지 않는다. 예수님은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가르친다. 골방에도 임재하시는 하나님이 가정과 소모임에 임재하지 않을리 없다.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모든 공간에서 예배는 가능하다.

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세상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교회를 지키겠다고 이웃을 위험에 빠뜨리고 세상을 함부로 무시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그런 방식으로 교회를 지키려고 하면 할수록 교회는 더 허물어지게 될 것이다.

박진국 디지털미디어부장 gook72@busan.com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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