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100세 시대 ‘꿀잠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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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기환 부산백병원 신경과 교수

잠이 보약이라는 격언이 진리임은 누구나 인생에 한번쯤 체험을 통해 깨닫게 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잠잘 시간이 모자라서 잠을 못 자고, 잠을 자고 싶어도 잠을 못 자는 이들이 너무 많다.

수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비렘(Non-REM)수면이고, 다른 하나는 렘(REM)수면이다. 비렘수면은 다시 얕은 수면과 깊은 수면으로 나눌 수 있다. 잠이 들기 시작하면 비렘수면 중에 얕은 잠을 취하다가 깊은 잠으로 넘어가고, 다시 얕은 잠으로 넘어오면서 렘수면을 거치는 주기를 반복한다. 밤에 잠이 든 뒤 초기에는 비렘수면이 많다가 새벽이 되면 렘수면이 늘어난다. 렘수면일 때 보통 꿈을 많이 꾼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낮 동안 쌓인 피로물질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더 나아가 내일의 활기찬 생활을 준비하는 역동적인 시간이다. 현대인에게는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 카페인의 과다섭취, 특정 약물, 불규칙한 식사 등 수면의 질을 악화시키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노인의 경우 절반 이상에서 불면 증상이 보이며, 청소년기에는 과다한 학업 스트레스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과다졸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배 나온 중년의 아저씨에게는 수면무호흡증이 발병할 소지가 높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흔한 원인으로는 코골이, 상기도저항증가증후군, 수면무호흡과 같은 수면관련 호흡질환이 있다.

수면무호흡은 반복적인 무호흡과 더불어 심각한 체내 저산소증으로 인해서 고혈압, 당뇨병, 비만 및 뇌졸중의 위험을 2배 정도 높인다. 또한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성 사지운동증과 같은 수면 중의 운동 질환은 수면의 질을 급격하게 떨어뜨려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다. 기면병 등의 발작 수면이나 특발과다수면과 같은 질환은 청소년기에 주로 잘 발생한다. 낮 동안 심한 졸림을 특징으로 하는데, 중고등 학생 즈음에 잘 발병한다.

수면과 관련된 어떠한 문제가 의심된다면 수면클리닉에 내원하여 자세한 병력조사와 설문지 평가 받기를 권한다. 때에 따라서는 정밀한 진단 도구인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의 구조와 효율, 수면 중 발생한 사건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검사 방법이다. 잠자는 동안 뇌파, 눈의 움직임, 근육의 움직임, 입과 코를 통한 공기의 흐름, 코골이, 혈압,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동시에 환자의 수면 중 행동도 비디오로 기록한다. 이렇게 해서 얻은 기록을 표준화된 분석법을 이용해 판독함으로써 다양한 수면장애에 관한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인간의 수명은 비약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왜 다들 꿀잠을 못 자는 걸까? 어떻게 하면 꿀잠을 잘 수 있을까? 과거 젊은 날의 나처럼 스르르 잠들고 다음 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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