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전시공간, ‘이웃집 작가’를 초대하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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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스페이스 배 ‘Living next door to artists’
전시장 인근 중앙동 작업실 둔 작가들 소개 전시
작업실 녹음 음악도 ‘전시’ 오픈스튜디오도 진행

박신영 'Untitled'. 박신영 제공 박신영 'Untitled'. 박신영 제공

원도심의 전시공간이 ‘이웃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를 열었다.

부산 중구 동광동에 위치한 오픈스페이스 배가 마련한 ‘Living next door to artists’는 중앙동·동광동 일대 작가들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은 영국 출신 록그룹 스모키의 노래 ‘Living next door to Alice’에서 차용했다. 전시는 15일까지 열린다.

전시에 참여하는 김기석, 김보경, 문지영, 박신영, 아완, 조정환 작가의 작업실은 오픈스페이스배 인근에 위치한다. 이들은 원도심에 둥지를 틀고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2019년 동광동으로 이전한 오픈스페이스 배는 이웃 작가들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를 시즌제의 형태로 매년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전시장에는 각 작가들의 대표작이 전시된다. 또한 각 작가의 작업실 공간과 작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당초 오프라인 오픈 스튜디오와 아티스트 토크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음악 작업을 하는 아완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인스타그램 라이브 공연을 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줌으로 오픈 스튜디오를 진행했다.


김기석 작가의 설치 작품 '냄새 맡는 코'. 오금아 기자 김기석 작가의 설치 작품 '냄새 맡는 코'. 오금아 기자

김기석 작가는 비디오와 상호작용 센서를 활용한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이번에 전시한 ‘냄새 맡는 코’는 2019년에 열린 전시 ‘기능적 인간’에서 소개했던 작품이다. 사회의 부속품으로 기능하는 인간을 성찰하는 작품으로 관람객이 앞에 서면 코가 내려가면서 아래쪽 자본을 상징하는 비디오 영상으로 시선을 끌어내린다.

김보경 작가는 표현과 정신의 합일에 관심을 가진다. 연필 드로잉 시리즈를 통해 ‘형태는 어떤 방식으로 정신과 구동하고 스스로를 발현하는가’라는 주제를 드러내는 이미지를 찾아간다. 김 작가는 “표현과 정신이 합일을 이룰 때 필연적으로 아름답고, 그곳에서 회복과 정화의 경험을 가진다”고 말한다.

문지영 작가는 장애인, 환자, 여성과 같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주변인으로 존재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의 폭력적 시선을 고발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박신영 작가는 가상과 실재의 이미지를 혼합하는 작업을 한다. 그림 속 풍경은 가상의 이미지이고, 그 속의 구조물은 작가의 기억 속에 실재했던 것을 끄집어낸 것이다. 박 작가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글을 쓰고, 이것을 이미지로 끌어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정환 작가는 우리가 사는 공간이나 장소를 되돌아보고 그곳에서 이뤄지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작업으로 풀어낸다. 그는 발전과 진화의 화려한 포장 이면에서 상실되어 가는 인간성이 큰 재앙으로 돌아올 지 모른다는 불안에서 기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완 작가가 조정환 작가의 작업실에서 녹음한 음악. QR 코드를 찍으면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오픈스페이스배 제공 아완 작가가 조정환 작가의 작업실에서 녹음한 음악. QR 코드를 찍으면 음원을 들을 수 있다. 오픈스페이스배 제공

이번 전시에 아완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으로 동참한다. 아완 작가는 다른 작가들의 작업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감정을 즉석에서 음악으로 표현해 녹음했다. 코로나로 대면 공연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 작업이다. 오프닝 퍼포먼스 같은 기존의 음악-전시 콜라보레이션 방식과 달리 ‘전시장의 유령’처럼 음악으로만 존재하는 방식을 취했다. 아완 작가가 각 작가의 작업실에서 녹음한 음악은 전시장에 비치된 QR코드를 통해서 관람객 개인의 휴대폰으로 감상할 수 있다.

▶‘Living next door to artists=15일까지 오픈스페이스 배. 051-724-5201.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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