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원 기수 사망 관련, 한국마사회 간부 첫 기소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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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문중원 열사 1주기 추모 주간 선포 기자회견’ 모습. 부산일보DB 지난해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문중원 열사 1주기 추모 주간 선포 기자회견’ 모습. 부산일보DB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조교사 개업 심사 비리 의혹(부산일보 2019년 12월 1일 자 1면 등 보도)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국마사회 간부와 현직 조교사 2명을 기소했다. 기수와 마필관리사의 잇따른 죽음과 관련한 비리로 한국마사회 간부가 재판에 넘겨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 문중원 기수가 죽음으로 비리 의혹을 세상에 알린 지 14개월 만이다.


전 경마처장·현 조교사 등 3명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

조교사 개업 심사 과정 개입 혐의

민노총 지부 “마사회 책임 환영”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이영화)는 부산경남경마공원 전 경마처장 A 씨와 현직 조교사 B 씨, C 씨를 업무방해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경마처장이던 A 씨는 2018년 8월부터 10월까지 조교사 개업 심사를 준비하던 B 씨와 C 씨의 면접 발표 자료를 손봐주는 등 특혜를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와 C 씨는 이듬해 3월 벌어진 2019년 조교사 개업 심사에서 최종합격했다. 특히 C 씨는 그동안 전례가 없었던 예비합격 제도를 통해 선발되기도 했다.

A 씨는 당시 개업 심사를 맡았던 심사위원 중 외부위원을 제외하면 가장 직급이 높았다. 때문에 검찰은 A 씨가 사실상 심사를 총괄했고, 합격한 조교사들의 면접 발표 자료도 사전 검토해 주는 등 불법적으로 심사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해 7월 경찰은 경마처장 A 씨와 또다른 한국마사회 간부, 조교사 2명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과태료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이들은 택배로 명절 선물을 주고받은 혐의다. 당시 과태료를 받은 조교사 중에는 이번에 검찰에 기소된 조교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문중원 기수는 문제가 됐던 개업 심사에서 낙방한 후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문 기수가 사망한 이후 2018년 조교사 개업 심사에서 문 기수는 한국마사회 직원이 아닌 외부위원에게는 합격권의 점수를 받은 사실도 드러나면서 다시 한 번 논란이 불거졌다.

경마 감독으로 여겨지는 조교사는 마필관리사와 기수 등이 경력을 쌓아 면허를 취득하면 개업이 가능하다. 그런데 경마공원 마방을 배정하는 조교사 개업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면허가 무용지물이다. 문 기수처럼 면허를 따고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개업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한국마사회의 조교사 개업 심사는 ‘옥상옥 심사’라는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결국,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시민대책위 등과 함께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합의서에는 기수 처우와 관련해 부정 경마 지시 금지하고, 기수 권익 보호 등을 담은 표준 계약서 제시할 것을 명시했다. 또, 경마시행규정 시행세칙 중 ‘평균 기승횟수의 10% 미만 기승 기수의 면허 갱신 불허 조항’ 삭제 등이 담겼다.

문 기수의 죽음을 불렀던 조교사 개업 심사 역시 지난해 11월 폐지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고광용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 지부장은 “그동안 조교사 개업 심사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이 제기돼도 한국마사회 간부가 재판에 넘겨지는 일은 없었다”며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연이어 숨져나가도 한국마사회는 늘 직접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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