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현고가교 철거, 부산 미래 위해 검토할 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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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물동량을 운송하는 화물차량 통행량이 줄어들고 있는 부산도시고속도로 번영로의 문현고가교를 철거하자는 지역민 목소리가 커졌다. 남구청은 최근 이 같은 문현동 주민의 요구를 수용해 부산시가 지난해 5월부터 진행 중인 ‘2020 부산 도로건설 관리계획 수립용역’에 반영할 것을 건의하는 공문을 보냈다. 최근 구청의 동정설명회에서 지역 주민들이 수년간에 걸친 문현고가교 철거 민원을 또다시 강력히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부산의 항만 환경과 도로 사정이 크게 변하면서 번영로의 본래 기능이 약화된 만큼 지역 미래를 위해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


북항 기능 약화로 화물차 통행량 급감

철거 시 민원 해소·지역 활성화 기대돼


부산 도심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번영로는 1980년 10월 금정구 구서동 구서IC와 동구 좌천동 충장로(부둣길) 간 15.7㎞ 구간에 개통했다. 경부고속도로와 부산항을 연결해 항만 수출입 화물을 원활하게 수송할 목적으로 도시고속화도로 형태로 건설됐다. 남구청과 주민들이 철거를 촉구하고 있는 구간은 문현동 문현터널에서 좌천동 충장로 램프에 이르는 길이 1500m, 왕복 4차로의 문현고가교다. 번영로가 개통한 지 40년이 지나면서 컨테이너 차량 등 대형 화물차 통행량이 매년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현고가교는 도심 주택가와 상업지역 위를 지나고 있어 매연과 소음은 물론 재산권 피해마저 주고 있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로 번영로 남단의 부산항 북항은 세계 굴지의 항만으로 급성장한 신항이 개장하면서 중앙부두와 1~4부두 기능이 상실돼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등 물동량이 크게 줄었다. 이는 화물차 통행량 급감으로 이어졌다. 문현고가교가 지나는 충장로(해양수산청→부산세관) 교통량 중 화물차 비중이 2015년 17%에서 2018년 14%, 2019년 13.8%로 감소한 부산시의 교통량 조사가 증명한다. 번영로(원동IC→문현동)의 화물차 비중도 2015년 18%, 2018년 17.2%, 2019년 16.6%로 지속해서 줄었다. 반대 방향 역시 같은 기간에 18%, 15.7%, 15.5%로 줄어들어 번영로의 항만 물동량 수송 기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현고가교가 철거되면 주변 주택가와 상가, 문현교차로 일대의 고질적인 매연·미세먼지·소음 관련 민원이 해소되는 건 당연하다. 남·동구에 걸쳐 시야를 가로막던 초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 사라질 경우 동천 일대 도시 미관이 개선되는 점도 매력적이다. 따라서 지역 상권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시가 부산 미래와 시민 편의를 위해 문현고가교 철거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볼 만한 시점이다. 인근 미 55보급창 이전, 북항 재개발 사업지의 ‘2030 부산월드엑스포’ 개최와 연계해 추진하면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한편 고가교 철거로 교통량이 가중될 문현교차로 등 우회도로 상황이나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의 항만·도로 계획을 함께 종합적으로 꼼꼼하게 살피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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