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 ‘1호 공약’ 이언주 캠프의 ‘배신’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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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5일 이언주 예비후보 선거 캠프 행사 모습. 이 후보 측은 3분 정도 인사만 하고 나가 방문자와 밀접 접촉하지 않았다고 방역당국에 진술했으나 15분 넘게 연설하고, 선대위 관계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악수하는 장면도 나온다. 유튜브 캡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5일 이언주 예비후보 선거 캠프 행사 모습. 이 후보 측은 3분 정도 인사만 하고 나가 방문자와 밀접 접촉하지 않았다고 방역당국에 진술했으나 15분 넘게 연설하고, 선대위 관계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악수하는 장면도 나온다. 유튜브 캡처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온 국민의힘 이언주 예비후보 측이 거짓 해명으로 코로나19 방역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예비후보 캠프 방문자 관련 확진자는 8명이나 나왔다. ‘1호 공약’으로 코로나 방역 대책을 내놨던 터라 후보 자질 논란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선대위 위촉식 등 참석 8명 확진

집합금지 위반 과태료 처분 받아

이, 참석자 명단서 빠져 의혹 증폭

구청 검사 통보에 일정부터 챙겨

당국, 19일까지 자가격리 조치


부산 부산진구청은 14일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어긴 이 예비후보 캠프에 과태료 150만 원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부산진구 전포동 이 예비후보 선거 캠프는 지난달 30일 오후 선거대책위 간부 위촉식을 열었고, 출입자 명부를 검토한 결과 이 과정에서 약 70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부산진구청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 이 예비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50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방역지침을 위반했기 때문에 부산진구청은 선거 캠프 운영자를 상대로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 예비후보 측의 방역지침 위반 사실은 확진 판정을 받은 캠프 방문자의 동선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과 이달 5일 이 예비후보 캠프를 찾은 방문자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8명이다.

선거 캠프의 과태료 처분과 별개로 이 예비후보 본인의 행보도 입방아에 올랐다. 부산진구청이 이 예비후보의 블로그에서 5일 행사 당시 확진자가 선거 캠프를 다녀간 사진을 확인하고 12일 오전 선거 캠프에 이 예비후보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이 예비후보는 같은 날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까지 모두 마치고서야 부산시청 앞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

앞서 부산진구청이 확진자 동선 추적을 위해 이 예비후보 캠프로부터 받은 참석자 명단에 후보자 이름이 빠진 것도 논란이 됐다. 개최자가 명단에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부산진구청이 뒤늦게 행사 사진을 통해 이언주 예비후보의 참석 사실을 확인했고, 14일 부랴부랴 이 예비후보를 ‘능동감시’ 대상자에서 ‘자가격리’ 대상자로 변경했다.

이처럼 이 예비후보 측의 부실 방역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것은 그가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1호 공약으로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달 21일 1호 공약을 발표하며 “문재인 정권의 무능으로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능력이 세계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며 “부산시도 취약 시설인 요양원, 요양병원, 집단 거주시설 등에 최고도 방역조치를 해 코로나 환자의 집단 발생과 사망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호 공약의 상징성을 생각하면 어이없는 결과다.

이 예비후보 선거캠프 측은 “지난달 30일 행사 당시 오가는 인원이 동시간대에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지만 소홀한 부분이 있어 과태료 처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보건당국이 현장에서 파악해 간 명단에서 후보자 이름이 빠진 것 역시 고의 누락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부실 방역과 거짓해명 의혹에 휩싸인 이 예비후보는 자가격리에 들어가 19일 정오까지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한편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이 캠프를 많이 차리는 부산진구청 측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서은숙 부산진구청장은 지난 13일 SNS를 통해 “부산진구 서면 주변에 선거준비사무소가 연이어 문을 열고 있다”며 “누구나 방문 가능하고 활동력이 높으신 분들이 많이 다녀가는 만큼 방역 수칙을 준수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상국·이우영 기자 ksk@busan.com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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