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무관심 김종인·TK 대변인 주호영 ‘딴지’에 보선판 요동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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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직장내 양성평등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직장내 양성평등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잇단 가덕신공항 폄훼 발언과 이로 인한 지역 내 후폭풍을 지켜보는 부산 정치권에서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수도권 편애와 지역에 대한 무관심, 102석의 제1야당 원내대표임에도 지역구인 대구·경북(TK) 이익을 일방 대변하는 주 원내대표, 이 두 사람의 편향된 행보가 누적되면서 터져 나온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취임한 김 위원장은 대선 승리를 기반을 닦겠다면서 수도권과 호남에 대해서는 크게 공을 들인 반면, 지역 이슈에는 극히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7월 여권이 행정수도 이전 등 국가균형발전 이슈를 들고 나왔을 때 김 위원장의 반응이었다. 그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것도 수도권 인구 과밀을 해소하는 데 아무런 효력을 내지 못한 게 오늘의 현실”이라면서 “부동산 투기 대책이 전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하니 급기야 내놓은 제안이 수도를 세종시로 옮기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김, 수도권·호남에만 공 들여

주, 철저하게 TK 관점서 접근

‘가덕 주도’ 여당 지도부와 대조

부산 국민의힘 “비전 없이 반대

야권 우위 구도 뒤집힐라” 불안



여권의 행정수도 이전 제안의 정치적 노림수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효용을 전면 부정하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당내에서도 “지역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에 당내 일부 의원에게서 “우리 당이 지역균형발전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는 고언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그 사람들 개인적 이해관계에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최종 발표가 임박한 지난해 10월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덕신공항 질문이 나오자 “잘 모른다”고 답변, 평소 지역 이슈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당시 국민의힘 한 부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부산에 오면서 가덕신공항에 대해 모른다는 답변이 도대체 말이 되느냐”며 “PK(부산·울산·경남)와 TK를 같은 영남 텃밭으로 보는 1990년대 구태의연한 인식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24일 “김 위원장이 발언 수습을 위해 ‘부산에 가겠다’고 했다는데, 자신이 영향력에 대해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괜히 지역민들 화 돋구는 발언으로 선거 망치지 말고,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적어도 ‘지역 민심을 잘 새겨 처리하겠다’는 입장부터 내놓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 역시 지역 간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가덕신공항 문제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양 지역 간 타협과 절충점을 마련하기보다는 철저하게 TK 관점에서 접근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검증위의 ‘김해신공항 원점 재검토’ 결론이 나오자, 가장 먼저 감사원 감사를 언급했고, 부산 의원들이 가덕신공항 특별법 발의에 나서자 크게 질책하면서 논의 자체를 중단시킨 것은 물론 연말 예산안에 가덕신공항 관련 예산이 반영되는 것도 주도적으로 막았다.

반면 가덕신공항 문제를 4월 보선 최대 이슈로 띄우려던 여권은 두 사람의 발언을 연일 비판하면서 ‘가덕도 찬성-반대 프레임’ 띄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21일 가덕도 현장을 방문한 이낙연 대표는 다음 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부산의 미래비전을 말하면서 공항을 빼놓을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빗대 “공항 하나로 경제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고,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24일에도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부산 시민의 절실한 요청은 외면한 채, 대구·경북의 일방적인 인식만을 반영하고 있다”며 “독단에서 벗어나라”고 힐난했다. 민주당 부산시장 경선에 나선 김영춘, 박인영 예비후보도 “부산시민을 우롱하느냐”며 비판에 가세했다.

전창훈·이은철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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