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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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간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이후 22년 만이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성장률 하락폭이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었다며 “선방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 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1.3%)와 2분기(-3.2%)에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3분기(2.1%)와 4분기(1.1%)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반기 감소세를 모두 만회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20년 연간 GDP 성장률은 전년대비 1.0% 감소했다. GDP 성장률이 연간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98년 -5.1% 이후 22년 만이다. 1980년(-1.6%)을 포함하면 역대 세 번째 역성장이다.


한국은행 발표 ‘연간 국내총생산’

작년 성장률 전년 대비 1.0% 감소

코로나로 민간 소비·수출 등 부진

선진국보다 하락 폭 적어 ‘선방’


지난해 지출항목별 성장률 증감을 살펴보면 정부소비가 전년 대비 증가를 계속했고 설비투자도 증가로 전환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민간소비와 수출이 감소했다. 경제활동별로는 건설업의 감소세가 전년보다 줄었다. 반면 증가세를 이어오던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감소로 돌아서면서 충격을 줬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대비 0.3% 감소했는데 이는 유가 하락 등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GDP 성장률보다는 나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에 버금간다고 평가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금융위기의 직접적 타격을 받은 2008년 4분기부터 이듬해 3분기까지의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였다”며 “(코로나19 충격은) 금융위기 당시만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성장률이 2019년 2.0%에서 지난해 -1.0%로 3%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6%→2.3%, -3.7%포인트)보다도 하락 폭이 작은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은 성장률 하락 폭이 5∼7%포인트는 될 것으로 주요 기관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도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최상위권’이었다고 분석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이 -3%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최상위권의 성장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강 대변인은 “오늘 발표치는 세 번에 걸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온 국민이 일상의 희생을 감내하면서 올린 값진 성과”라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도 우리나라 성장률이 주요 국가에 비해 월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통해 “(우리는) 선진국들보다 역성장 폭이 훨씬 작아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다시 입증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정부 재정의 역할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재정이 작년 성장에 큰 폭으로 기여하며 역성장을 완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모든 국민과 경제주체의 힘과 땀, 희생, 열정으로 주요 선진국보다 나은 성적표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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