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비상 경영 가동…임원 임금 50% 반납 등 원가 절감 박차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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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최소화, 자산 매각 통해 1조 원 운영자금 확보
신규 수주 목표 77억 달러로 상향해 총력전 펴기로

대우조선해양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내 해양플랜트 작업장. 부산일보 DB 대우조선해양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내 해양플랜트 작업장. 부산일보 DB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수주 공백과 이로 인한 일감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한다. 극한의 원가 절감으로 경비를 줄이고 자산을 매각해 운영자금을 확보한다. 여기에 수주 총력전을 통해 반등의 발판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경제 침체 여파로 올해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모든 임직원이 동참하는 극한의 원가 절감 활동을 전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를 위해 이성근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2015년부터 실시해온 기존 임금반납의 규모를 최대 50%까지 확대한다. 일반 직원들도 시간 외 근무(O/T)를 최소화하고, 보유 연차 소진에 적극 동참해 경비를 절감한다. 이와 함께 필수불가결한 투자 외 지출을 최소화하고, 올해 인도 예정인 주요 프로젝트 대금과 핵심운영자산 외 보유자산의 매각을 통해 1조 원 이상의 안정적인 운영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신규 수주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77억 달러로 잡았다. 지난해 목표는 72.1억 달러였다. 작년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수주 가뭄에 허덕이던 대우조선해양은 연말 뒷심을 발휘하며 누적 56.4억 달러를 기록, 목표대비 78%를 달성했었다.

올해 신년사에서 ‘위기 극복’을 강조했던 이성근 사장은 최근 임원토론회에서 “수주목표를 반드시 달성해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미래를 담보해야 한다”며 “외부 지원 없이 자체 경쟁력 회복으로 이 국면을 단시일 내 끝내자”고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대형 LNG 운반선. 부산일보 DB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대형 LNG 운반선. 부산일보 DB

하지만 긴 수주 공백으로 인한 일감 부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 고용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 빅3는 2000년대 조선업 호황기 때 노동력 수요가 큰 해양플랜트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해 대규모 수주와 고용이 선순환을 이뤘었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해양플랜트 발주가 중단된 상황에 코로나19로 상선 발주도 끊기면서 일감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그나마 세밑 릴레이 수주로 분위기는 끌어올렸지만, 설계, 자재 확보 등 준비 기간을 고려할 때 현장에 일감이 풀리려면 최소 6개월 이상 걸린다.

대형 조선사가 주는 일감으로 버텨야 하는 중소 협력사는 속이 타들어 간다. 이미 몇 달째 일감이 없어 일손을 놓고 있는데, 올해도 기약 없는 기다림을 계속해야 할 판이다.

거제 양대 조선소 협력사는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사내·외를 합쳐 232곳, 노동자는 3만 1150여 명이다. 불과 1년 새 58곳이 문을 닫았고 8100여 명이 실업자 신세가 됐다. 이대로는 기술·생산경쟁력 저하는 물론, 정작 일감이 들어왔을 때 일할 사람이 없게 된다. 앞서 고강도 구조조정을 강행했던 거제지역 조선업계는 2018년을 기점으로 수주가 늘자 숙련공 부족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이런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거제시는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을 가동하고 있다. 돌아올 수주 회복기에 대비하고, 수주한 물량이 현장에 풀릴 때까지 숙련인력 유출을 최소화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이를 위해 국비 등 877억 원을 투입해 4개 분야 9개 지원 사업을 병행하며 6000여 명의 숙련인력을 지킨다는 복안이다.

다행히 업황 전망은 어둡지 않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신조선 발주량이 모잠비크, 카타르 등 대형 LNG 프로젝트발 훈풍에 코로나19 지연 물량 그리고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전년 대비 24%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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