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플스토리] 펫로스 증후군 극복 방법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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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한 빈자리·상실감… 참지 말고 털어놓으세요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해서는 반려동물을 잘 보내주는 것이 중요하다.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해서는 반려동물을 잘 보내주는 것이 중요하다.

2000년 초반 일어난 반려동물 붐으로 현재 국내는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를 맞이했다. 반려동물 평균 수명이 10~15년이라고 볼 때, 2015년 이후부터는 노령 시기에 접어든다는 이야기다. 사람도 그렇듯 반려동물도 수명을 다하는 순간이 온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반려인들은 큰 우울감, 상실감을 느낀다.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다. 심한 경우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도 있는 만큼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펫로스 증후군을 앓고 있거나 극복한 반려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삶의 뿌리 송두리째 흔들리는 느낌

추억 떠 올리고 감정 충분히 표출

같은 경험 한 반려인과 대화 도움

“‘유난 떤다’ 비아냥·비난 표현 금물”

주변서도 위로·공감해 주는 태도 필요


■“마지막 순간, 같이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해”

A 씨의 반려묘 아리는 지난해 5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20살이었던 A 씨가 독립할 때부터 8년간 함께 살아온 아리는 8살 이후 몸이 약해져 병원을 자주 다녔다. 그러던 지난해 5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 세상을 떠났다. A 씨는 항상 곁에서 위로받고 의지할 수 있던 존재인 아리와 이별을 겪은 후 상실감을 느꼈다. 떠나보낸 후 한동안은 못해준 것만 생각나고 미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병원에 두지 말고 그냥 집에 데리고 있을 걸 하는 후회가 많이 들어요. 마지막 눈 감는 순간에 같이 있어 주지 못한 게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또 다른 반려인 B 씨는 얼마 전 10살이 넘은 반려견 마리를 떠나보냈다. 앞서 두 차례 고비를 넘긴 마리는 병원을 향하다 숨이 약해졌고, 도착했을 땐 숨을 거둔 뒤였다. 가족이자 동반자였던 반려견이 떠난 후 B 씨는 삶의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많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반려인들을 보면 슬픈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사진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설탕이의 장례 모습. 펫로스케어 제공 사진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설탕이의 장례 모습. 펫로스케어 제공

■“반려동물 잘 떠나 보내니 추억하기 편해져”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반려인들은 어떻게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고 있을까? 반려인 C 씨는 키웠던 콩이가 노령견인 탓에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떠나보내고 나니 세상이 무너진 듯했다. 그렇지만 콩이의 장례를 잘 치러주고 나니 죄책감이 조금씩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 이별의 과정을 잘 진행하지 못했다면 미안한 마음에 사진을 꺼내보기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콩이 사진을 보며 가족들과 추억할 정도로 괜찮아졌습니다.”

반려인 D 씨도 집에 반겨주는 이가 없을 때 비로소 반려견 코코를 떠나보낸 게 실감이 났다. 빈 자리를 보며 외로워서 눈물까지 흘렸다. 사실 지금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다.

“행복한 추억을 마음 편하게 회상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마음 아프지 않게 잘 보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평소에 추억을 많이 남기고, 아이 나이가 10살 넘어가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도 필요해요.”


■전문가가 알려주는 펫로스 증후군 예방 방법

반려동물 장례식장 펫로스케어 조중헌 대표는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후의 상실감을 제때 대처하지 않으면 우울증으로 이어진다”며 “장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경우 심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조중헌 대표가 알려주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펫로스 증후군 예방 방법 여섯 가지다. △같은 경험을 한 반려인들과 대화하기 △반려동물이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이별의 슬픈 감정을 숨기지 말고 충분히 느끼고 표출하기 △반려동물과의 추억 떠올리기 △반려동물이 나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생각하기 △지금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비반려인들의 펫로스에 대한 인식이다. ‘유난스럽다’거나 ‘고작 동물이 죽었다고 저래?’라는 등 비아냥, 비난 표현보다는 가족이었던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에게 위로와 공감을 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상윤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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