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장치장, 화물 반입 ‘바늘구멍’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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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항 신항의 장치장 점유율이 90%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컨테이너 반입이 선박 접안 5~7일 전으로 제한되고 있다. 화물을 내려놓을 곳을 찾지 못한 차들이 민간에서 운영하는 임시 보관소 인근 도로에서 대기 행렬을 이루고 있다. 독자 제공 최근 부산항 신항의 장치장 점유율이 90%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컨테이너 반입이 선박 접안 5~7일 전으로 제한되고 있다. 화물을 내려놓을 곳을 찾지 못한 차들이 민간에서 운영하는 임시 보관소 인근 도로에서 대기 행렬을 이루고 있다. 독자 제공

부산항 신항의 장치장 점유율이 90%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화물 반입이 제한돼 화물운송 차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장치장 점유율이 85%를 넘으면 사실상 항만 운영이 어려운 상태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화물차주 임 모(55) 씨는 최근 서울에서 싣고 온 컨테이너 화물을 신항 터미널에 반입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6시간을 기다린 끝에 겨우 민간에서 운영하는 임시 보관소에 화물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임 씨는 “터미널 운영사들은 선박 접안 5일 전까지는 화물 반입이 안 된다고 갑자기 공지를 띄우면 그뿐이겠지만, 밤새 화물을 싣고 내려온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며 “대기 시간이 길어질수록 졸음 운전의 위험 등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코로나로 해외 항만 처리 지연

장치장 점유율 90% 넘어 비상

항만 운영 사실상 중단 위기

회복 탄력성 강화 전략 시급


코로나의 영향으로 미국과 유럽 등 해외 항만에서 화물 처리 속도가 늦어진 데다가 최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2월 11~17일) 등의 영향으로 부산항에 환적화물을 중심으로 한 ‘적컨’(화물이 적재된 컨테이너)이 쌓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수출화물을 쌓아둘 공간이 부족해지자 신항 터미널 운영사들은 배가 접안하기 5~7일 전에만 화물 반입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는 상태다. 화물차주 정 모(50) 씨는 “화물연대 파업 때보다 더한 물류 대란이 현재 신항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부산항 운영에 있어 환적화물 유치가 아무리 중요해도 그렇지 국내 수출화물을 이렇게 뒷전으로 미뤄도 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항 신항 터미널 운영사들은 최근 홈페이지에 화물 반입 시기를 제한하는 안내문을 띄우고 있다. 운영사 홈페이지 캡처 부산항 신항 터미널 운영사들은 최근 홈페이지에 화물 반입 시기를 제한하는 안내문을 띄우고 있다. 운영사 홈페이지 캡처

전문가들은 장치장 점유율이 80~85%를 넘어가면 항만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장치율이 90%를 넘나드는 현재의 상황은 사실상 항만 운영 중단 위기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터미널 운영사들도 혼잡이 극심해지자 상·하차 지연에 대한 양해를 구함과 동시에 응대 직원에 대한 폭언을 자제해 줄 것을 촉구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부산항만공사는 운영사들과 논의를 해봐도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화물차주들은 임시로라도 컨테이너를 내려놓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규호 부산항만공사 물류정책실장은 “단기 대책으로 터미널 밖에 세관의 허가를 받아 보세 장치장을 별도로 마련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물류비가 증가하고 부담 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추가 장치장을 확보하는 등 부산항의 여유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근섭 KMI 항만정책연구실장은 “코로나 사태를 비롯해 대외 불확실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항만 정책에도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탄력성)를 강화하는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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