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외침 “보수동 책방골목으로 오세요”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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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여고 도시재생 동아리 전시 '책방골목 와보시집'
보수동 책방골목 시집 출간 알리고 단편영화 상영도

동주여고 도시재생 동아리가 보수동 책방골목을 소개하는 전시를 갤러리 터16에서 개최하고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 서포터즈 제공 동주여고 도시재생 동아리가 보수동 책방골목을 소개하는 전시를 갤러리 터16에서 개최하고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 서포터즈 제공

보수동 책방골목을 사랑하고, 책방골목의 재생을 바라는 고등학생들이 펼친 10개월 동안의 활동을 보여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동주여고 학생들이 마련한 도시재생 전시회 ‘책방골목 와보시집’이 지난달 26일부터 3월 1일까지 부산 중구 보수동 갤러리 터16에서 열린다. 동주여고 도시재생 동아리 ‘보수동 책방골목 서포터즈’는 위기의 책방골목을 널리 알리기 위해 결성됐다. 이들은 지난해 5월 보수동 마을 도시재생 공모 사업에 참여해 전교생이 동참하는 시집 출판, 기부 캠페인, 전시 기획 등 책방골목 홍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동주여고 학생들이 최대호 시인과 함께 만든 <보수동 책방골목 와보시집> 표지. 동주여고 학생들이 최대호 시인과 함께 만든 <보수동 책방골목 와보시집> 표지.

“책방골목을 살려보자”는 이들의 목소리에 ‘SNS 시인’으로 유명한 최대호 시인이 동참해 <보수동 책방골목 와보시집>이 탄생했다. 시집의 제목은 동주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정해졌다. 시집 표지도 학생들이 직접 그렸다. 200권 한정 출판된 시집은 남포문고를 통해서 살 수 있다.

‘책을 읽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만나는 거라고 한다’고 말하는 최대호 시인은 ‘헌 책에는 몇 명의 인생이 있는 걸까’를 묻는다. 3학년 김선우 학생은 ‘인생을 느끼고 싶다면 오세요/ 지식을 배우고 싶다면 오세요/ 보수동 책방골목으로 오세요’라고 책방골목으로 사람들을 초대한다.

<보수동 책방골목 와보시집>에는 책의 향기와 옛날이야기가 가득한, 모두가 지켜나가야 할 골목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솔직한 시선이 담겼다. 여기에 롯데자이언츠 야구단의 치어리더 박기량과 온라인 시 쓰기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 동주여고 학부모도 책방골목에 대한 추억을 더했다.

동주여고 학생들이 보수동 책방골목에 위치한 갤러리 터16에서 '책방골목 와보시집' 전시회를 열었다. 오금아 기자 동주여고 학생들이 보수동 책방골목에 위치한 갤러리 터16에서 '책방골목 와보시집' 전시회를 열었다. 오금아 기자
'책방골목 와보시집' 전시장에 걸린 임선유 작가의 캘리그래피. 오금아 기자 '책방골목 와보시집' 전시장에 걸린 임선유 작가의 캘리그래피. 오금아 기자

‘책방골목 와보시집’ 전시에는 책방골목의 모습을 담은 그림과 캘리그래피가 함께 전시된다. 또 학생들이 만든 책방골목 홍보 단편영화도 상영된다. 책방골목 단편영화 ‘부산의 미래유산 보수동 책방골목’ 제작에는 필무비 차경훈 감독이 함께했다.

이번 전시는 당초 지난해 말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무기한 연기됐었다. 지난달 26일 열린 전시 오프닝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와보시집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단편영화 제작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시장에 걸린 학생 작품과 도서 판매 수익금은 모두 기부된다. 기부금은 책방골목의 서점에서 책을 구입해 보수동어린이도서관에 전달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동주여고 김성일 교사는 “활동 시작 단계에 보수동 책방골목을 잘 모른다는 학생들이 있어 놀랐다. 그래서 시로 접근하는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를 쓰고, 단편영화를 만들면서 ‘청소년도 도시재생에 참여할 수 있다’고 아이들의 생각이 바뀌어 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의 활동은 시즌 2로도 이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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