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美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트로피…오스카 청신호(종합)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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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2세 정이삭 감독 메가폰 잡은 작품
배우 윤여정·한예리·스티븐연 등 의기투합
미국 영화 시상식서 75관왕…오스카 청신호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1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상에서 외국어장편영화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판씨네마 제공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1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상에서 외국어장편영화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판씨네마 제공

1980년대 한인 가족의 미국 이민 분투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가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재미교포 2세인 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녹인 이 영화는 이번 수상으로 아카데미상(오스카)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됐다.

정이삭 감독은 1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장편영화상 주인공에 ‘미나리’가 호명되자 화상으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참석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힐튼호텔과 뉴욕시 록펠러센터 레인보우 룸에서 나뉘어 열렸다.

정 감독은 “미나리 팀, 스태프 모두와 합작한 결과”라며 “이 자리(자택)에 함께 있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어 만든 가족 이야기이자 마음의 언어로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이 작품은 같은 부문 후보에 오른 미국-프랑스 합작의 ‘투 오브 어스’, 덴마크의 ‘어나더 라운드’, 프랑스-과테말라 합작의 ‘라 로로나’, 이탈리아의 ‘라이프 어헤드’ 등과 외국어영화상을 놓고 자웅을 겨뤘다.

정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로 이주한 한 가족과 이들을 돕기 위해 한국에서 온 할머니의 여정을 담았다. 한국 배우 윤여정, 한예리와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연 등이 출연했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뒤 이날 골든글로브상까지 75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며 수상 행진을 이어왔다.

영화 ‘미나리’ 스틸 컷. 판씨네마 제공 영화 ‘미나리’ 스틸 컷. 판씨네마 제공

하지만 골든글로브에선 주요 대사가 영어가 아닌 한국어란 이유로 외국어영화상 부문으로 분류돼 ‘인종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골든글로브상 본상 후보 규정에는 ‘대화의 반 이상이 영어로 이뤄져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서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는 “미국인 감독이 연출하고 미국 회사가 제작한 영화가 외국어영화 후보로 경쟁하는 현실이 바보 같다”고 비판했다.

매년 미국 LA에서 열리는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HFPA)에서 주최하는 영화·TV 시상식이다. 아카데미보다 한 달 앞서 개최돼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린다.

이번 수상으로 ‘미나리’는 미국 양대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오스카)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됐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기생충’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뒤 같은 해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올랐다. ‘미나리’는 앞서 발표한 오스카 예비후보 가운데 음악상과 주제가상 부문에 먼저 이름을 올린 상태다. 다음 달 25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는 오는 15일 공개된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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