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진실 추적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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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빛과 철’ 관객과의 대화

지난달 28일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영화 ‘빛과 철’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시은 배우, 박지후 배우, 배종대 감독. 영화의전당 제공 지난달 28일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영화 ‘빛과 철’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시은 배우, 박지후 배우, 배종대 감독. 영화의전당 제공

부산 출신 신인 감독이 그린 ‘세 여성의 진실 추적기’인 영화 ‘빛과 철’이 부산 관객과 만났다. 절대 가볍지 않은 영화로 주인공 3명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난달 2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 ‘빛과 철’ 시사회에 배종대 감독, 김시은·박지후 배우가 참석했다. ‘빛과 철’은 부산 출신 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희주(김시은)와 교통사고 당사자로 의식 없이 2년째 병원에 누워 있는 남편을 보살피는 영남(염혜란), 사건의 진상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영남의 딸 은영(박지후)이 만나며 벌어지는 일과 감정의 소용돌이를 그린 영화다.


부산 출신 배종대 감독 데뷔작

영상위 8500만 원 지원 받아

을숙도·학장공단 등지서 촬영

염혜란 등 주연배우 연기 돋봬


옥미나 영화평론가의 사회로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서 배 감독은 “2018년부터 2019년 1월까지 부산을 비롯해 강원도 홍천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어렵게 영화를 찍었다”면서 “배우들과 함께 촬영한 지 2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배 감독은 부산영상위원회의 2018년 부산지역 영화제작 지원사업을 통해 8500만 원을 지원받아 을숙도 갈대밭, 정관신도시, 학장공단, 연제경찰서, 서부경찰서, 양산 터미널 등에서 촬영했다.

오픈 채팅으로 이뤄진 질문 시간에는 영화 제목에 관한 관객들의 질문이 많았다. 상반된 이미지인 ‘빛과 철’을 제목으로 낙점한 이유로 배 감독은 “영화의 핵심 사건인 교통사고가 날 때 비추는 헤드라이트의 빛과 육중한 철인 자동차가 부딪치는 순간의 상반된 성격을 담았다. 해석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와 어울리는 제목”이라면서 “각본을 쓸 때 가제로 붙인 제목이었는데 이보다 더 나은 제목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출연한 세 배우의 몰입감 있는 연기로 러닝타임 동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작품이다. 사고 당사자인 영남과 희주 각각의 남편이 산업재해, 부부 갈등 같은 사회적·개인적 이유로 자살을 하려고 중앙선을 넘었는지, 가해자는 누구고 피해자는 누구인지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진실을 찾아 나선다.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는 김시은 배우. 영화의전당 제공 관객들의 질문에 답하는 김시은 배우. 영화의전당 제공
관객의 질문에 답하는 배종대 감독(오른쪽)과 박지후 배우. 영화의전당 제공 관객의 질문에 답하는 배종대 감독(오른쪽)과 박지후 배우. 영화의전당 제공

김시은 배우는 “처음에 회피만 하다가 점점 사건을 파고들며 죽은 남편에 대한 중압감과 죄책감을 느끼는 희주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게 저로서는 큰 도전이었다”며 “희주로 살았던 기간이 끝나니 기름이 바닥난 차처럼 느껴질 정도였지만 지나고 보니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영화 ‘내가 사는 세상’(2019)을 비롯해 각종 영화와 방송에 얼굴을 비추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부일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화제작 ‘벌새’(2018)의 중학생 은희로 이름을 알린 박지후 배우의 또 다른 모습도 이 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지후 배우는 “다소 무겁고 어두운 연기를 펼치다 보니 걱정도 했지만,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면서 “영남과 은영이 대립하는 병원 로비 장면을 찍을 때는 염혜란 배우님이 정말 제 엄마 같고 무섭기도 했는데 영화 포스터를 촬영할 때 다시 뵈니 정말 유쾌한 분이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염혜란 배우는 화면을 통해 부산 관객에게 따로 인사를 보냈다. 지난해 이 작품으로 염 배우는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배우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배 감독은 “부산에서 나고 자랐고 부산을 떠난 지 10년 만에 이렇게 부산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관객 1만 명을 돌파하면 SNS에 올릴 배우들의 축하 영상을 미리 찍어뒀으니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배 감독은 부산의 한 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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