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무차별 총질’에도 더 불타오르는 ‘시민불복종운동’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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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대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선 경찰을 향해 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대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선 경찰을 향해 소화기를 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얀마 군경이 대규모 총파업은 물론 밤늦은 시간과 새벽에도 주거지역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등 폭압에 나서면서 미얀마 국민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총파업 등 시민불복종운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으며, 위험을 무릅쓰고 파업에 나선 공무원들에 대한 국내외 자금 지원도 줄을 잇고 있다.

8일 SNS 및 현지 교민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건설 등 9개 직군 노동조합 연합은 미얀마 경제를 멈춰 쿠데타 군사정부에 타격을 주자면서 이날 총파업을 진행했다. 미얀마 북부 미치나에서 시위에 참여한 시민 2명이 군경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만달레이 등에서 부상자들이 속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날 밤과 이날 새벽에 걸쳐 양곤 주거지역에서도 다수의 총성이 울렸다. SNS에서는 양곤 따민구에서 전날 밤 10시 20분께 집 안으로 날아온 총알에 한 여성이 다리를 맞았다면서 관련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양곤의 한 네티즌은 “이제 밤에도 잠을 잘 잘 수 없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군경이 밖에서 불을 지르고 있다. 낮에도 밤에도 날마다 더 무서워지고 있다”며 공포감을 감추지 못했다.


방화·총격으로 사상자 속출해도

공무원 포함 대규모 총파업 돌입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도 ‘활활’

유명 인사·해외 거주 자국민 등

후원금 내놓고 적극 지원 나서


이에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은 긴급 공지문을 띄우고 교민들에게 안전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같은 군경의 폭압에도 대규모 총파업에 시민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대거 참여하는 등 쿠데타 규탄 거리 시위와 시민불복종운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프런티어미얀마 등 현지 매체들은 공무원 수만 명이 군부의 여러 차례 업무 복귀 명령과 관사 퇴거, 해고 위협 속에도 시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8일 전했다.

국·공립 병원 1200여 곳 가운데 300여 곳이 직원들의 파업으로 문을 닫았고, 40여개 국·공립 대학 교직원이 거리 시위에 나섰다. 미얀마경제은행 등 국영은행 직원, 교사, 각 부처 공무원들은 물론 미얀마 국영철도사(MR) 소속 직원 90%가 파업하고, 민간항공청의 관제사와 직원들도 출근을 거부하고 군부에 저항했다.

이에 군부는 주요 병원과 대학을 점령했으며, 복직 서약서에 서명한 공무원에게만 월급을 지급하겠다며 재정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얀마 시민들은 시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한 공무원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돕는 단체를 여러 개 조직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현금 위주로 지원되다가 지난달 중순부터는 정치인, 유명 인사들이 후원금을 내놓기 시작했다.

해외에 사는 미얀마인들도 적극 재정 지원에 나섰다. 일본의 경우 4개의 지원단체가 있는데, WLM이란 단체는 1억 짯(8000만 원)을 모금했다. 한국 거주 미얀마인들이 8300만 짯(6600만 원),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자들이 8450만 짯(6700만원)을 모았다.

해외 단체들은 국제사회 제재로 미얀마로 송금이 어려워진 뒤 미얀마 주재 사기업을 통해 우회적으로 기금을 전달하는 방법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파업 공무원들에게 주라며 농산물을 산더미처럼 가져다주는 농부들, 고향으로 돌아가는 교통비와 숙소를 제공해준 민간 버스 회사 등 여러 방면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전체 시위대를 위한 음식과 음료, 과일 등 지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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