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찾아가세요" 택배차 진입 막은 아파트 최후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강동구의 대단지 아파트에서 지상도로에 택배차량 출입이 금지되자 배송기사들이 정문 근처에 택배를 쌓아놓아 택배 물품이 그대로 방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택배차 지상진입 막은 아파트의 최후', '택배차량 지하주차장 진입 막은 아파트 근황' 등의 제목으로 아파트 입구에 쌓여있는 택배 상자 중에서 자신들의 택배를 어렵게 찾는 주민들의 모습이 잇따라 올라왔다.

약 5000세대 규모의 강동구 A아파트 주민들과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단지 내 지상도로에서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하기로 하고 이달 1일부터 통제를 시작했다. 택배 차량이 지상으로 다니면 아파트 시설물을 파손하거나 아이들이 다칠 우려가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아파트 측은 긴급차량과 이사차량 등 지상 통행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지하주차장을 통해 이동하도록 했다. 하지만 일반 택배차량(탑차)은 차체가 지하주차장 진입 제한높이인 2.3m보다 높아 아예 단지 내에 들어가지 못한다.

결국 이 아파트 후문 인근 경비실 앞에는 택배기사들이 놓고 간 상자 수천 개가 탑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단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택배 기사들은 출입구에 택배를 쌓아두고, 고객들에게 전화로 택배를 찾아가라고 안내했다. 아파트 입구까지 택배를 직접 받으러 나온 주민들은 불편은 물론 물품 손상이나 분실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아파트 측은 지난해부터 택배사에 출입통제 방침을 충분히 예고했다며 "택배 기사가 작은 차를 이용하면 해결될 문제"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택배 기사들은 코로나19로 늘어난 물량을 고려하지 않은 요구라고 주장했다. 한 택배 기사는 "작은 트럭을 몰면 물량을 다 싣지 못해 물류센터에 여러 번 가야 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택배기사 역시 "이 아파트로 배송하기 위해 택배 기사가 자비로 차량을 바꿀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물에 "택배기사 의외로 좋아할 듯. 입구까지만 가면 되니깐", "저런 아파트에는 배달해 주지 마라", "돈 모아서 택배차를 사주든가" 등의 댓글을 달며 택배기사 측을 응원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