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호활한 상상력을 보라!…이문영 시인, 두 번째 시집 <새> 펴내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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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영 시인. 작가마을 제공 이문영 시인. 작가마을 제공

이문영 시집 <새> 표지. 작가마을 제공 이문영 시집 <새> 표지. 작가마을 제공





부산의 ‘시작업이후’ 동인이었던 이문영(56)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새>(작가마을)를 냈다. 새의 상상력을 호활하게 펼친다. 그의 ‘새’는 사뭇 넓고 깊다. ‘발병 이후로 울음을 알았고/ 생각의 가지가 내 몸을 뚫고/ 공중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알았다’(28쪽)라고 할 때 ‘나래를 펼치는 생각’도 ‘새’이고, ‘음악과 상관없는 아름다운 것들을’ 배우게 해 준 옛날 음악 선생님도 ‘말을 하는 새’(19쪽)라고 적었다. 그런 게 그가 말하는 ‘새’의 언저리다.

2년 반 전 6개월 간격으로 돌아가신 부모님도 새 같은 존재다. ‘그는 멀리서 날아온 바람일지도 모른다 은은하게 내 곁을 지켜준 달빛이었을지도 모른다’(55쪽)는 아버지에게 바치는 구절이다. 그 아버지와 ‘자유시장 지하에 밀밭식당을 열고 만둣국을 팔았’던 엄마가 안방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날의 ‘밤이면 나는 가만히 엎드려 눈물로 싱거워진 만둣국을 먹었다’(18쪽)고 한다.

어머니는 어느 여름날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텅 빈 가을을 누워 계시더니 그해 겨울 침상에서 떨어져 돌아가셨다’(57쪽)고 한다. ‘누운 채로 눈물이 났다/ 천장에서 하나님이/ 나를 보고 있었다’(58쪽). 날아간 부모도, 하늘에서 우는 나를 보는 존재도, 그 허공을 가로지르며 날아가고 있는 우리도 모두 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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