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 공생의 온기 가득한 카페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 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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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연화온도’ 전경(왼쪽)과 이 곳의 고양이들. 검은 색과 흰색 털 고양이가 이 곳의 인기남 레오이다. 카페 ‘연화온도’ 전경(왼쪽)과 이 곳의 고양이들. 검은 색과 흰색 털 고양이가 이 곳의 인기남 레오이다.

맛집과 카페들이 들어서며 부산의 핫플레이스가 된 해운대구 해리단길.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 ‘연화온도’가 눈에 들어왔다. 기존 카페들과 다른 특별한 뷰를 자랑하는데, 바로 고양이뷰다. 고양이 카페도 아닌 이곳이 어쩌다 고양이뷰를 자랑하는 카페가 됐을까?

2019년 중반 문을 연 이 곳은 서민욱·김강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잘 관리된 조경들과 자갈이 깔려있는 마당, 레트로한 느낌이 가득한 외관, 커다란 상들리에가 반겨주는 인테리어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구옥 리모델링 해리단길 핫플 ‘연화온도’

10~12마리 고양이, 카페 ‘마스코트’로

자갈 마당·조경 등 독특한 외관 자랑


사진을 찍어대던 것도 잠시,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바로 카페 입구 오른편에 자리 잡고 있는 고양이들이다. 의자에 앉아 햇빛을 즐기는 고양이, 손님이 오든 말든 관심도 없는 고양이. 고양이들은 각자의 자리에 앉아 여유를 즐기고 있다. 여기 고양이들은 사람에 대한 경계가 없다. 모두 집고양이가 아닌 길고양이라는 점이 놀랍다. 대체 어디서 왔을까?

사실 연화온도 입구 앞쪽에는 길고양이 급식소가 있다. 연화온도가 오픈하기 전부터 그곳은 이미 길고양이들의 터전이었다. 카페 오픈을 위해 구옥을 리모델링하던 중 자연스럽게 고양이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현재는 10~12마리가 넘게 연화온도를 드나든다.

서민욱 씨는 “처음에는 고양이들이 마당에 용변을 보고 그래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정이 들었는지 고양이들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연화온도의 복덩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길고양이는 연화온도의 마스코트가 됐다. 고양이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들도 많다.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간식만 주고 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연화온도에 있는 고양이들은 각자 이름이 있다. 치즈, 모짜, 기쁨이, 슬픔이 등. 그중에서도 손님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고양이는 검은색 털에 흰 양말을 신고 있는 ‘레오’다. 손님이 쓰다듬으면 오히려 곁을 내어주는 ‘개냥이’. 레오와 치즈, 모짜는 태어날 때부터 연화온도와 함께 자란 아이들이다.

사실 길고양이가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는 아니다. 길고양이의 밥을 챙겨주는 캣맘, 캣대디를 향한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연화온도는 어떻게 길고양이와 공생할 수 있는 걸까? 캣맘 이순연 씨와 연화온도의 역할분담이 비결이다. 길고양이의 밥, 전체적인 관리는 이순연 씨가, 서민욱·김강은 부부는 길고양이가 쉴 공간을 내어줌으로써 공생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순연 씨는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주민과 갈등을 겪기도 했었다. 연화온도가 들어서고 주변 분위기가 변해 나와 길고양이에게는 은인 같은 분”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서민욱·김강은 부부와 이순연 씨는 현재 길고양이들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연화온도에 있는 고양이들 이름도 부부와 늦둥이 막내아들, 이순연 씨가 논의해 지었다.

서민욱 씨는 “어떤 물질이 변화되는 온도라는 뜻의 카페 이름처럼 주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것 같다”며 “손님들이 고양이를 보고 즐거워 해주고, 그로인한 온기가 가득한 카페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상윤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 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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