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4차 대유행 현실화… 개인 방역 더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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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 질환 연관성으로 접종이 잠정 보류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유럽의약품청(EMA)은 “AZ 백신과 매우 드문 형태의 혈전(핏덩이) 질환의 연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혈전 질환 연관성으로 접종이 잠정 보류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유럽의약품청(EMA)은 “AZ 백신과 매우 드문 형태의 혈전(핏덩이) 질환의 연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신규 확진자 수는 8일 다시 700명 선까지 급증했다. 700명대 확진자는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기 시작한 1월 5일 이후 93일 만이라고 한다. 부산에서도 8일 오전 기준으로 49명이 발생했다. 지난 2일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 이후 350명이 확진될 정도로 증가 추세이다. 제사를 위해 모인 일가족, 목욕탕 접촉 외에도 감염 원인이 불분명한 신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3차 대유행이 종식되기 전에 4차 대유행 가능성이 현실화할 조짐”이라고 우려할 정도다. 현재 의료 역량을 넘어서면 전례 없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93일 만에 700명대 신규 확진자 발생

시민의식, 공동체 지키는 유일한 백신


이 와중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보류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정부는 “AZ 백신과 매우 드문 형태의 혈전(핏덩이) 질환의 연관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유럽의약품청(EMA) 발표에 따라 AZ 백신의 60세 미만 대상자 접종을 보류하고, 8일 예정된 특수교육·보육교사, 보건교사 등에 대한 접종도 잠정 연기했다. 영국 정부는 AZ 백신을 30세 미만 사람들에게 접종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른 백신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영국 등과는 달리, AZ 백신에만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심각한 상황이다. 자칫, 정부의 접종 계획 및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가 틀어질 우려가 높다. 이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AZ 백신은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훨씬 크다”면서 접종 재개를 시사했다. 국민들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라며 걱정과 혼란에 휩싸여 있다.

이런 혼란은 기초자치단체에까지 확산되는 조짐이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지금 전 국민이 AZ 백신에 대해 불안감이 큰 상황인 만큼,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60세 미만은 물론이고, 60세 이상도 한시적으로 접종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정부가 기초지자체조차 설득하지 못할 경우 불안감에 따른 접종 보류와 혼선이 퍼질 우려가 높다. 정책 실패로 인한 고통은 온전히 국민이 감수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다른 백신으로 대체하려 해도 물량이 충분치 않고, 모더나, 얀센·노바백스 등 신규 백신 도입도 불확실한 상태라는 점이다.

지금은 4차 대유행으로 갈 수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외 백신 관련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개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AZ 백신 이외에 확보한 백신 물량을 조기에 들여오고, 추가 물량 확보에도 국가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정부는 9일 예정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조정안 발표를 통해 방역의 고삐를 다시 죄어야 한다. 시민들도 경제적 사회적 고통을 감내하면서 정부의 조치를 믿고 방역 조치에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 가족과 이웃, 공동체를 지키는 방역 최일선이 시민 각자라는 시민의식이 지금으로선 우리가 가진 ‘유일한 백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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