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의 錢錢긍긍] '김치 프리미엄'이 뭐지?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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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금융팀장

같은 상품이 두 시장에서 다른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면? 누군가는 싼 시장에서 상품을 산 후 비싼 시장에서 되팔아 수익을 남기려 할 테다. 사서 되파는 비용보다 차익이 크다면 해 볼 만한 장사다. 경제용어로 ‘재정(裁定)거래’ 혹은 ‘차익거래’라고 한다.

최근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널뛰면서 함께 부각되고 있는 것이 바로 ‘김치 프리미엄’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시장에 비해(보통 세계 제1의 거래소인 바이낸스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한국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 비싸게 형성되면서 생긴 조어다. 이런 가격 차이는 왜 생길까? 기본적으로 공급 대비 수요의 규모가 해외보다 한국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비트코인을 사려는 수요는 많은데, 채굴업자(공급)가 외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비트코인이 두 시장에서 서로 다른 가격을 형성한다면? 싼 곳에서 비트코인을 사서 비싼 곳에서 팔면 된다. 비트코인 차익거래는 비트코인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현실의 차액을 기준으로 매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차익거래가 쉽지는 않다. 해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사려면 현지 은행계좌가 있어야 한다. 현지에 지인이 있어 구매를 대행한다고 해도 지인에게 돈을 송금하는 것에 제약이 많다. 신용카드 해외 결제로 현지 비트코인을 사서 한국 거래소에 있는 지갑으로 송금하는 방식도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제한이 걸린다. 수수료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김치 프리미엄이 커지면 차익거래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보통 해외거래소에서 신용카드로 비트코인을 구입하게 된다면 5~5.5%의 수수료가 들어간다. 그 외 제반비용을 고려하면 김치 프리미엄이 8~10% 이상이면 차익거래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역으로 김치 프리미엄이 8~10% 이상이면 거품이라 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18년 초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60%까지 올랐다. 하지만 한 달 뒤에 거품이 꺼지면서 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로 돌아오자. 지난 7일 오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8000만 원을 육박했다. 당시 김치 프리미엄은 20%를 웃돌았다. 8일 오후 기준으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7150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루 만에 개당 가격이 800만 원 이상 증발한 셈이다. 김치 프리미엄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에 대한 여러 호재와 악재는 물론, 투자하려는 시기의 김치 프리미엄이 얼마인지도 함께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bell10@busan.com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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