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시장 선거 당일 기표도장이 사라졌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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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보궐 선거일인 지난 7일 부산의 한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시장 보궐 선거일인 지난 7일 부산의 한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한 야외 투표소에서 투표용지에 찍는 기표 도장이 사라져 하루 만에 발견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부산 북부경찰서와 북구청 등에 따르면,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진행 중이던 지난 7일 낮 12시 30분께 북구 만덕1동 제4투표소의 한 야외 임시기표소에 있던 기표도장이 분실됐다. 해당 투표소는 1600여 세대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에 설치됐다. 선거인 수는 총 2764명이다.

도장이 분실된 임시 기표소는 발열자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투표장에서 약 20m 떨어진 야외에 설치됐다. 이날 북구청 소속 투표관리관 A 씨는 점심 식사 이후 기표소를 살펴보다 도장이 없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표 도장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투표소 책상에 줄로 이어져 있다. 하지만 해당 투표소의 기표 도장은 줄이 끊어진 채 사라진 상태였다.

A 씨는 투표소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도장을 찾지 못하자 즉시 선관위에 연락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북부경찰서는 즉시 지문감식반과 함께 출동했다. 하지만 경찰 역시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투표자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비닐장갑을 끼고 투표를 하는 탓에 지문이 남아있을 리 없었고, 투표소 역시 비밀 투표 보장을 위해 CCTV 역시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사라진 기표도장의 행방이 오리무중이 될 가능성이 컸지만, 다행히 도장 분실 사건은 하루 만에 일단락됐다. 경찰은 다음 날인 8일 인근을 수색하다 화단에서 도장을 발견했다.

북구청이 확인한 결과 기표 도장이 사라진 보궐선거 당일 야외투표소에서 투표한 유권자는 한 사람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당시에 주로 실내 투표소에 있거나 밖에서 투표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는지 확인하고 있었다”며 “20년 정도 투표 사무를 맡고 있지만, 도장이 사라진 경우는 처음으로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경찰은 해당 투표소가 아파트 단지 내 설치된 만큼 아파트 주민의 우발적인 행동이거나 아이들의 장난일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도장은 찾았지만 어떻게 일이 발생했는지 여러모로로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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