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바다 보며 ‘멍 때리기 대회’ 대상은 부산대 홍성진 학생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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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박물관, 22일 지구의날 맞아
코로나19로 지친 심신 달랠 이색행사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에서 22일 열린 '멍상(멍 때리기+명상) 대회' 대상 수상자 홍성진 씨. 홍성진 씨 제공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에서 22일 열린 '멍상(멍 때리기+명상) 대회' 대상 수상자 홍성진 씨. 홍성진 씨 제공

“처음엔 ‘저녁 뭐 먹지’ 등 잡다한 생각을 하다가 점점 아무 생각이 없어졌어요. 우승까지 하게 될지 몰랐지만 ‘멍상(멍때리기+명상)’에 빠졌다 나오니 몹시 상쾌합니다.”

22일 지구의날을 맞아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열린 ‘멍상 대회’에서 부산대 학생 홍성진(24) 씨가 대상을 차지했다. 이날 행사는 국립해양박물관 옆 녹지공원인 ‘아미르공원’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을 잠시 멈추고 푸른 바다와 하늘을 보며 지구와 깊이 교감해 보고자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모두 40여 명이 참가했다.

기체조로 몸과 마음을 유연하게 한 뒤 멍상에 돌입한 참가자들은 눈의 초점을 풀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30대 직장인은 “눈앞에 탁트인 바다를 보며 멍을 때리니 뇌가 씻기는 기분이었다”며 “바쁜 일상을 잠시나마 잊은채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가장 깊은 멍에 빠진 참가자에게 투표했고, 높은 시민투표 점수와 안정적인 심박수를 유지한 홍 씨가 대상 수상자가 됐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국립해양박물관 김태만 박물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조금 쉬어가게 하자는 의미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권위적인 박물관에서 탈피하여 관람객과 상호작용하고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구의 날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제정된 환경보호의 날이다. 국립해양박물관 측은 “지구는 수구(水球)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구 표면의 대부분을 바다가 차지하고 있고, 지구환경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런 바다가 해양 환경오염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어 ‘바다를 꿈꾸다, 해(海)멍 해(海)몽’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프로그램 참가자에게는 인증서와 기념품이,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문화상품권 등이 증정됐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앞에서 22일 열린 '멍상(멍때리기+명상) 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편안한 자세로 누워있다.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앞에서 22일 열린 '멍상(멍때리기+명상) 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편안한 자세로 누워있다.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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