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열풍·‘이건희 컬렉션’ 효과로 아트부산 ‘초대박’ (종합)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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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VIP 프리뷰 행사에서 미술 애호가들이 전시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1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VIP 프리뷰 행사에서 미술 애호가들이 전시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코로나 보복소비’로 미술시장이 활기를 띤 가운데 이건희 컬렉션 효과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등의 ‘아트테크’ 열풍으로 아트부산이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프리미엄 아트페어’로의 변신을 선언한 아트부산 2021이 최다 관람객, 최대 판매액을 기록하며 16일 막을 내렸다. 아트부산은 “지난 1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나흘간 8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해 역대 최다 관람객 수를 기록하고, 총 판매액 350억 원 이상으로 국내 미술시장 최대 판매액을 경신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관람객 8만 명 이상 ‘역대 최다’

판매고 350억 원… 국내 최대

MZ세대 유입 등에 시장 ‘활황’

‘지역 미술계와 접점’ 바람도


올해로 제10회를 맞이한 아트부산은 시작부터 달아올랐다. 13일 VIP 프리뷰에 1만 5000명이 모여들어 2시 행사 시작과 동시에 입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오전 VIP, 오후 일반으로 나눠 운영한 일반오픈 기간에도 매일 2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다. 아트부산 관계자는 “부산행 KTX로 아트부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고, 센텀과 해운대 쪽 호텔에 방이 없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아트부산의 흥행 성공에는 최근 국내 미술시장 활황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점진적으로 규모를 키워 온 미술시장에 ‘아트테크’ 투자자들이 유입됐고, 올 3월 서울 화랑미술제, 4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도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 미술시장 활황은 아트부산 현장 곳곳에서 확인됐다. 우선 10억 원 이상 판매고를 올린 갤러리가 15곳을 넘었다. 13일 첫날부터 국내외 메이저 갤러리가 들고나온 안토니 곰리, 다니엘 리히터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판매됐다. 마르크 샤갈의 작품도 약 23억 원에 판매됐다. 유영국, 하종현, 제니 홀저, 도나 후앙카, 조지 몰튼 클락 등의 작품 완판 소식도 들려왔다.

기존 컬렉터뿐 아니라 가족, 친구와 아트페어 현장을 찾아 인생 첫 그림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목격됐다. 특히 새 컬렉터층으로 부상한 MZ세대는 미술품에 대한 사전 정보를 가지고 아트페어를 방문했다. 젊은 컬렉터들은 취향에 맞춰 적절한 가격대의 작품을 구입하는 경우와 아트테크 차원으로 접근하는 경우로 나뉘었다. 미술계 한 인사는 “현장에서 ‘이 작가는 그림값이 얼마나 올랐다’는 식으로 시장 가격을 미리 연구하고 찾아온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이번 아트부산에서 기존 큰손 고객들은 유명 작가 작품이 아닌 ‘대표작’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이건희 컬렉션을 지켜보면서 좋은 컬렉션은 문화적 마인드도 같이 가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뀐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트부산의 성과에 대해 지역의 한 미술 기획자는 “10년 만에 자리를 잡고 큰 성과를 낸 것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아트바젤의 경우 가까운 홍콩만 가더라도 메인 전시 외에 위성페어 등으로 지역과 접점을 만들어낸다”며 “부대행사를 통해 지역 미술관, 문화시설과 시너지를 내는 문화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트부산 변원경 대표이사는 “여러 행사가 어우러져 1주일 내내 부산에서 미술을 즐기고 가는 방안을 우리도 희망한다”며 “부산이 미술시장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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