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센 쓰러지자 덴마크 캡틴이 보여준 '리더십'…"영웅이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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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축구 국가대표팀 시몬 키예르(오른쪽)가 에릭센의 연인 사브리나를 진정시키고 있다. EPA연합뉴스 덴마크 축구 국가대표팀 시몬 키예르(오른쪽)가 에릭센의 연인 사브리나를 진정시키고 있다. EPA연합뉴스

손흥민의 전 동료이자 덴마크 축구 대표팀 에이스인 크리스티안 에릭센(29·인터밀란)이 경기 도중 의식을 잃었다.

전 세계 축구계가 그의 쾌유를 바라는 가운데, 덴마크 주장 시몬 키예르(32·AC밀란)가 보여준 훌륭한 대처에 대한 칭찬도 쏟아지고 있다.

에릭센은 13일(한국시간) 덴마크 쿠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로2020 조별리그 D조 1차전 핀란드와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가 전반 42분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 그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에릭센은 현재 의식을 되찾아 영상통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센이 쓰러졌을 때 덴마크 주장 시몬 키예르가 보여준 리더십은 외신과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키예르는 에릭센이 쓰러지자 의료진이 오기 전 그에게 달려가 혀가 말리지 않도록 기도를 확보하고 CPR을 시도했다.

또 가족과 팬 등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노출되지 않도록 선수들로 하여금 그를 둘러싸도록 지시했다. 그런 다음 에릭센이 응급처치를 받는 모습을 게속 지켜봤다.


에릭센이 쓰러지자 즉시 그에게 달려간 키예르(가운데)의 모습. AP연합뉴스 에릭센이 쓰러지자 즉시 그에게 달려간 키예르(가운데)의 모습. AP연합뉴스

덴마크 선수들이 응급처치를 받는 에릭센을 둘러싼 가운데 키예르(등번호 4번)는 에릭센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덴마크 선수들이 응급처치를 받는 에릭센을 둘러싼 가운데 키예르(등번호 4번)는 에릭센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키예르는 이후 크게 놀란 에릭센의 연인 사브리나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현지 팬들과 전문가, 외신들은 키예르의 즉각적이고 침착한 행동에 대해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스카이스포츠 저널리스트 앙헬로는 트위터에 "키예르의 행동이 에릭센을 살린 것일 수 있다. 영웅적인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한 축구 팬은 영국 미러지 인터뷰에서 "키예르는 진정한 캡틴"이라며 "그와 메디컬 스태프들은 진짜 영웅들"이라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이 보여준 동료애도 인상적이었다. 덴마크 선수들은 각자의 얼굴을 손으로 감싼 채 에릭센의 곁을 끝까지 지켰다. 미드필더 토마스 델라니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핀란드 선수들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안타까워했다. 90분 동안 중단됐다가 경기가 재개돼 덴마크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섰을 때는 큰 박수를 보내며 위로하기도 했다.


천으로 둘러싸여 카메라에 노출되지 않은 채 이송되는 에릭센. EPA연합뉴스 천으로 둘러싸여 카메라에 노출되지 않은 채 이송되는 에릭센. EPA연합뉴스

이후 후반 15분 핀란드 요엘 포흐안팔로는 헤더로 결승골을 넣었으나 세리머니는 펼치지 않았다.

경기 중 양 팀 팬들도 한마음으로 쾌유를 빌었다. 핀란드 팬들이 "크리스티안"이라고 노래하면 덴마크 팬들이 이어 "에릭센"을 외쳤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경기 후 에릭센을 최우수선수인 '스타 오브 더 매치'로 선정하며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카스퍼 휼만트 덴마크 대표팀 감독은 "소중한 친구가 고통받는 상황에서 서로를 챙긴 선수들이 몹시 자랑스럽다. 에릭센과 가족을 위해 모두가 기도하고 있다"며 "에릭센은 최고의 선수이자 훌륭한 사람이다. 그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에릭센의 인터 밀란 동료이자 벨기에 국대 공격수인 로멜루 루카쿠는 러시아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은 뒤 중계 카메라로 달려가 "크리스, 크리스, 사랑해(Chris, Chris, I love you)"라고 외치기도 했다.

루카쿠는 경기 후 "내 마음이 에릭센에게 쏠려 있어서 경기가 쉽지 않았다. 무서워서 많이 울었다"며 위로를 건넸다.

또 에릭센의 전 소속팀인 토트넘(잉글랜드)과 안토니오 콘테 전 인터밀란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 등이 SNS로 에릭센의 쾌유를 빌었다.

손흥민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에릭센과 함께 나온 사진을 올리며 "내 모든 사랑을 에릭센과 그의 가족에게 보낸다. 형제여 힘내라"라고 위로했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크리스티안 에릭센. 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티안 에릭센. 로이터연합뉴스

그라운드에 쓰러진 에릭센이 이송되는 모습. EPA연합뉴스 그라운드에 쓰러진 에릭센이 이송되는 모습. EPA연합뉴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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