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팩에 자전거 출근… 이준석의 파격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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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으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으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지난 11일 취임 직후부터 ‘격식 파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상 첫 30대 제1야당 대표로 헌정사에 한 획을 그은 그의 파격이 타성에 젖은 정치권을 변화시킬 기폭제가 될지 주목된다.


당대표 시작부터 ‘격식 파괴’ 행보

첫 공식 일정도 광주행 ‘이례적’

비서실장에 22살 위 서범수 내정

소원한 안철수와 회동 관계 개선

타성 젖은 정치권에 변화 ‘기폭제’


이 대표는 13일 오전 지하철과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국회로 출근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캐주얼 정장 차림에 백팩을 멘 이 대표는 수행원도 따로 두지 않고 홀로 움직였다. 검정 고급 세단 차량 뒷문에서 내리던 기성 정치인의 틀에 박힌 출근 장면과는 180도 다른 발랄한(?) 등장이었다.

이 대표의 첫 공개 일정도 이전 여야 당 대표들의 행보와는 다르다. 그는 14일 천안함과 제2연평해전 희생장병 묘역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는 데 이어 철거건물 붕괴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광주로 달려간다. 통상 정치권 인사들은 당선된 후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 순국선열과 전직 대통령들이 안장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해 왔다. 보수 정당의 당 대표가 공식 일정 첫날부터 광주를 찾는 것도 이례적이다. 대전현충원 일정은 30대 대표를 향한 ‘가벼움’ 등의 이미지를 불식하고 보수의 전통 가치인 안보를 강조하는 동시에 친구뻘이었던 희생 장병들 넋을 먼저 기리는 모습으로 젊은 리더로서의 면모도 함께 가져가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호남 방문은 당의 ‘서진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1일 당 대표 선출 직후 초선인 서범수(울산 울주), 황보승희(부산 중·영도) 의원에게 각각 대표 비서실장과 수석 대변인을 제안했다. 특히 1963년생인 서 의원은 올해 36세인 이 대표보다 22살이 많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첫 인선을 두고 나이나 선수에 구애 받지 않는 ‘적재적소’ 인사 원칙을 보여 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 대표는 당 대표 선출 다음 날인 지난 12일 평소 껄끄러운 관계였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전격적으로 회동을 제안,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당 관계자는 “안 대표와의 관계 개선은 어떤 식으로든 풀어야 할 문제였는데, 이 대표가 젊은 리더로서 의전과 격식을 따지지 않고 실용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캠프사무실·문자홍보·지원차량이 없는 이른바 ‘3무(無) 선거운동’ 방식을 고수했던 이 대표는 이번에 선거 비용으로 불과 3000만 원 정도를 쓴 것으로 나타나 ‘바람은 돈과 조직을 이기지 못한다’는 기존 ‘여의도 문법’을 또 한번 파괴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총 43.82%를 득표해 차기 당대표로 선출됐다. 다른 후보의 득표율은 나경원(37.14%)·주호영(14.02%)·조경태(2.81%)·홍문표(2.22%) 후보 순이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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