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이준석 “8월 말” 시한 제시에 윤석열 측 “시간표 상충 않을 것”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둘러싼 윤 전 총장 측과 이준석 대표 간의 신경전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분위기는 여론의 폭발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이 대표 쪽으로 구심력이 작동하는 양상이다. 이 대표가 제시한 ‘8월 중 입당’ 시한에 맞춰 윤 전 총장 측이 입당을 결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1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포함한 당 밖의 대권주자들을 향해 “막판에 ‘뿅’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당원들이 지지해주지 않는다”며 “대선이 3월이면 6개월 정도는 당원들과 호흡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나중에 적극적인 서포트를 받을 수 있다”고 재차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결단의 마지노선을 ‘8월 말’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이 대표는 비공개 외부 행보를 이어가는 윤 전 총장의 대권 준비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에 저항하는 이미지 말고도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특별한 학습보다는 평소의 고민이 얼마나 많았나에 대해 국민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재차 냉정한 시각을 보였다. 그는 전날에도 “윤 전 총장의 반부패 이미지가 ‘자체 발광’이냐 ‘반사체’냐 (호사가들이)이야기한다”며 윤 전 총장의 대권주자로서 속히 언론과 여론의 공개 검증에 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지금까지 행보로는 정치에 대한 결심이 약해 보였지만, 최근 조직체를 갖추는 것을 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윤 전 총장 측 공보 담당자를 통해 공식 소통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윤 전 총장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예정대로 8월에 시작된다는 이 대표의 ‘버스 정시출발론’에 대해 “윤 전 총장도 그런 캘린더를 염두에 두고서 국민의 여론을 보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의 시간표와 이 대표의 시간표가 상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앞서 윤 전 총장의 골목상권 방문에 동행했던 시사평론가 장예찬 씨가 이 대표의 버스 정시출발론에 대해 ‘버스가 먼저 출발해도 택시 타고 목적지로 직행할 수 있다’고 받아친 데 대해서도 “장 씨는 윤 전 총장의 지지자일 뿐”이라며 장 씨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택시로 직행한다는 말은 굉장히 부적절하다. 언론에서도 택시론을 언급 안 했으면 좋겠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이 대변인은 ‘이준석 현상’에 대해서는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중심 정치 세력의 위선, 무능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반영된 것”이라며 “윤석열 현상과 이준석 현상이 다르지 않다. 윤석열과 이준석을 대척점에 놓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전반적으로 윤 전 총장과 이 대표의 공통분모를 부각하면서 입당에 대한 이견 표명은 최대한 자제하려는 취지가 역력해 보였다.
다만 이 대변인은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요구가 많다”면서도 “그냥 (국민의힘에) 들어가는 것은 윤석열식이 아니다, 페이스대로 가야 한다는 말씀도 많이 듣고 있다”고 제3의 길에 대한 여지도 남겼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 상식, 공정의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늦지 않은 시간에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