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중·고교 입학생 1999년 이후 최저 규모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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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 지역의 초·중·고 입학생이 7만 3000여 명으로 집계돼 1999년 이래 입학생 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부산 동구 좌성초등학교에서 졸업식과 동시에 폐교식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올해 부산 지역의 초·중·고 입학생이 7만 3000여 명으로 집계돼 1999년 이래 입학생 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부산 동구 좌성초등학교에서 졸업식과 동시에 폐교식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브레이크가 없다.”

하락을 멈추지 않는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비수도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부산의 경우 올해 초·중·고 입학생이 7만 3000여 명으로 드러나 머지 않아 7만 명 선도 무너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고등학교 입학생 수는 역대 최저인데다, 부산의 고교 입학생 수도 2만 3000명에 불과해 지역 대학의 신입생 모집 절벽 현상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학교알리미’ 분석 결과 7만 3162명

원도심 지역 최저, 해운대 최고

입학생 10명 이하 초등교도 21곳

강서구·기장군 신도시는 쏠림 현상

고교 학생 수 41만 3927명 역대 최저

비수도권 대학 대규모 미달 사태 전망


■입학생 10명 이하 초등 21곳

종로학원이 최근 초·중등 교육정보 공시 사이트인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를 통해 분석한 결과 올해 부산의 초·중·고 입학생은 7만 3162명으로 드러났다. 이는 종로학원이 이번에 제시한 자료에서 가장 오래된 연도인 1999년(15만 8176명) 이래 초·중·고 입학생수가 가장 적은 규모다. 지난 23년 동안 부산의 초중고 입학생 수는 줄곧 내리막이었고, 특히 2014년(9만 5951명)에는 10만 명선이 무너졌다. 해당기간 동안 초·중·고 입학생 수가 전년도보다 증가한 해는 2004년과 2007년, 2019년뿐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에 이어 원도심 지역인 서구(2238명), 영도구(2012명), 동구(1552명), 중구(813명)에서 초·중·고 입학생 수가 가장 적었다. 반면 해운대구는 9174명으로 초·중·고 입학생 수가 가장 많았다. 특히 올해 가뜩이나 과밀 상태인 해운대구 센텀초등학교로 학생 59명이 한꺼번에 전학을 오는 사태(부산일보 3월 5일 자 2면 등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비교적 좋은 학군으로 꼽히는 지역에 입학생들이 몰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에서 입학생수가 10명 이하인 초등학교는 21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재개발 지역 내 위치한 남구 신연초등과 내년 폐교되는 금정구 서곡초등을 제외하면, 나머지 학교는 해당 지역의 인구 감소 원인 때문에 입학생 수도 극소수로 나타났다. 강서구의 대사초등(3명)과 영도구 신선초등(4명), 사상구 주학초등(4명), 서구 아미초등(5명), 남구 성천초등(5명) 등의 순서로 입학생 수가 가장 적었다. 이와 반대로 강서구 명원초등(337명), 기장군 모전초등(310명), 강서구 명호초등(271명), 강서구 신명초등(254명), 강서구 명지초등(253명) 등 강서구와 기장군의 신도시 지역에 입학생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처럼 학령인구 감소가 해마다 가속화되자 부산시교육청은 작은 학교를 통폐합하는 ‘적정규모학교 육성’ 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이미 부산의 작은 학교 26곳(초등 15곳, 중학교 9곳, 고교 2곳)이 문을 닫았다. 또 오는 2025년까지 작은 학교 14곳(초등 9곳, 중학교 5곳)을 추가 통폐합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비수도권 격차 여전

초저출산 현상이 불러온 초·중·고 입학생 감소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올해 초·중·고 전체 입학생은 129만 1784명으로 지난해 134만 6546명보다 5만 명이상 줄었다. 전국의 초·중·고 입학생 수는 1986년 252만 579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향세다. 2000년에는 200만 명선이 붕괴됐고, 2016년에는 15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입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학교는 전국적으로 128개(분교장 70개 포함)나 됐다. 경북과 전남에서 각가 28개 학교가 신입생이 0명이었고, 강원도 18개교, 경남 14개교, 전북 10개교에서도 신입생이 단 한명도 입학하지 않았다. 전국의 시·군·구 중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100명 미만인 곳은 경북 울릉군(42명), 경북 군위군(62명), 경북 영양군(73명), 인천 옹진군(75명), 경북 청송군(97명) 등이었다.

다만 이런 와중에도 지역적인 편차가 극심했다. 수도권 쏠림 여파가 지역별 학령인구 분포에도 영향을 끼친 셈이다. 올해 초등학교 전체 입학생 42만 8438명 중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12만 4483명)로 전체 입학생의 30%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서울이 6만 3721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수도권의 초등학교 입학생수는 전국에서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반면은 부울경은 6만 6252명으로 15.5%에 그쳤다.

시·군·구별로 보면 경기도 화성시의 초등학교 입학생수가 1만 135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는 강원도 전체 초등학교 입학생(1만 1039명)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또한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가정 적은 경북 울릉군보다 270배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한가지 눈여겨볼 것은 고등학교 학생 수가 41만 3927명으로 역대 최저라는 점이다. 종로학원은 이를 두고 올해 고교 입학생이 태어난 2005년 출생아 수가 43만 8707명으로 역대 최저였기에 예견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신입생 모집 절벽으로 어려움을 겪는 비수도권 대학들의 고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 고교 입학생의 경우 올해 모두 2만 2947명이다. 부산의 4년제 대학 전체 정원이 3만 명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 입시에 이어 앞으로도 대규모 미달 사태를 면치 못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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